‘띠엔화짜피엔’ 조심!…은행 ATM에 중국어 경고문 붙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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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의 은행 무인점포와 자동화기기(ATM)에 ‘띠엔화짜피엔(电话诈骗)’을 주의하라는 중국어로 된 스티커가 붙는다. 띠엔화짜피엔은 전화편취(사기), 즉 보이스피싱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국가정보원·경찰청은 이러한 내용의 외국인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홍보 방안을 내놨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외국인을 보이스피싱 인출·전달책으로 모집하는 광고가 늘어나는데 따른 조치다.

보이스피싱 범죄피해 예방을 위한 중국어 스티커. [은행연합회]

보이스피싱 범죄피해 예방을 위한 중국어 스티커. [은행연합회]

4개 기관은 이달 중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에 있는 금융회사의 무인점포 또는 ATM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홍보스티커와 포스터를 붙이기로 했다. 스티커는 ‘타인의 카드·통장을 이용한 현금 인출이나 타인 신원을 이용하여 무통장 입금을 대행하는 일은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안내한다. 홍보 포스터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을 전달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이런 아르바이트를 조심하세요!!’라는 내용을 역시 한국어와 중국어로 썼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외국인은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고 강제 출국될 수 있다.

중국어가 적힌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홍보포스터. [은행연합회]

중국어가 적힌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홍보포스터. [은행연합회]

이와 함께 통장을 개설하는 외국인에 대한 안내도 강화된다. 올해 1~10월 중 외국인 명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경우가 2234건이나 발생해서다.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 명의의 사기이용계좌는 20대와 30대 젊은층의 비중이 64.4%나 되는 게 특징이다. 금융회사는 앞으로 외국인이 통장을 개설할 때 국내 거주 기간뿐 아니라 출국 시에도 통장을 양도, 매매하면 안 된다는 주의점을 안내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86만명으로, 국적별로는 중국(71만명)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어 베트남(14만7000명), 태국(9만3000명), 우즈베키스탄(5만1000명) 순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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