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생산 착수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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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일 사용 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얻어진 플루토늄을 핵무기 생산에 투입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보 당국은 북한의 핵 재처리 완료 주장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8천여개의 폐연료봉(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고, 이를 통해 얻어진 플루토늄은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계속 나오게 될 폐연료봉들도 때가 되면 지체 없이 재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핵 억제력을 계속 유지,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6자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우리는 지난번 베이징(北京) 회담에서 그에 대해 누구에게도 약속한 것이 전혀 없으며 그 이후에도 약속한 바 없다"고 말하고, 차기 6자회담 일정으로 10~11월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전혀 맞지 않는 무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북한의 이번 발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마련된 대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은 북한의 재처리 완료 주장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핵 재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본격적으로 재처리를 하면 비활성기체인 크립톤85를 비롯해 고열.수증기가 다량으로 나오는 데 그런 징후가 파악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현지시간) 북한이 "강대한 핵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확산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일 북한의 핵연료봉 재처리 완료 및 플루토늄 용도변경 주장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면서 "북한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키지만 미국은 계속 외교적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북한 측이 핵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말한 것이 이번으로 세번째"라고 덧붙였다.

강찬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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