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멋모르고 인형을 들고 간 4살 아이의 부모에게 총을 겨누고 수갑을 채운 미국 경찰관이 해고됐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국 제리 윌리엄스 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 논란이 된 경찰력 과잉대응 사건과 관련해 크리스토퍼 메이어 경관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함께 출동한 또 다른 경관에게는 견책 처분을 내렸다.
흑인 부부인 드레이븐 에이메스(22)와 레샤 하퍼(24)는 지난 5월 피닉스의 잡화류 가게인 패밀리 달러 스토어에 갔다가 아이가 진열대에서 인형을 들고 온 줄 모르고 인근 탁아시설로 이동했다. 하퍼는 4살, 1살 두 아이에 이어 셋째를 임신 중이었다.
메이어 경관은 가게 점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에 탄 아이 부모에게 총을 겨눈 뒤 “당장 차에서 내리고 손을 들라”고 소리쳤다. “아이를 안고 있어서 손을 들 수가 없다. 지금 임신한 상태”라고 호소했지만, 메이어 경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뒷자리에 아이들이 앉아 있는데도 “얼굴에 총을 쏴버리겠다”고도 했다. 겁을 먹은 아이들은 옆에서 소리를 질렀다.
메이어 경관은 아빠인 에이메스에게도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고 소리치면서 그의 손을 뒤로 꺾고 무릎을 발로 차 꿇려 제압한 뒤 수갑을 채웠다. 이들 경찰은 바디캠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은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게시하면서 논란이 됐다. 에이메스는 “사이렌이나 아무런 경고 없이 경찰이 다가와 총을 겨누고는 위협했다”며 경찰을 고소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