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사협력 탄력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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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방중한 도널드 럼즈펠드(左)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에서 궈보슝 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특약]

유엔 안보리의 결의 채택으로 북.중 관계가 심상찮은 가운데 미.중 군사협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군부의 2인자인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초청으로 1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것이다. 중앙군사위 주석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궈 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2001년 4월 중국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 상공에서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한 이후 지속돼온 군사당국 간 갈등을 완전히 털어버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군사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궈 부주석은 럼즈펠드 장관을 만나 국제 및 지역 안보, 양국 군사관계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하고 미군기지와 군사학교도 참관할 예정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최근 양국 간 공조 분위기로 미뤄볼 때 백악관 고위인사가 궈 부주석을 접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궈 부주석의 수행원도 중량급 인사들로 짜였다. 중국 중남부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난징(南京)군구의 레이밍추(雷鳴球) 정치위원, 중국 군사전략을 총괄하는 장친성(章沁生) 참모차장보, 자오싱파(趙興發) 해군 부사령관, 중국 공군의 장기발전계획을 책임지고 있는 류청쥔(劉成軍) 공군 부사령관, 위지쉰(于際訓) 제2포병 참모장 등이 포함됐다. 안보리의 대북 결의와는 관계없이 궈 부주석의 방미는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마침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하고, 군부의 2인자가 바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양국 간 군사교류는 지난해부터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먼저 중국을 찾았고, 같은 해 10월 럼즈펠드 장관이 취임(2001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당시 미사일을 관리하는 최정예부대인 제1포병 사령부를 이례적으로 개방하는 것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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