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부담률 26.8%…10년 새 최대폭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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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세금과 각종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납부한 국민부담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양도세 세수 19% 늘어 #국민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들어

2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 조세수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6.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5.4%) 대비 1.4%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 10년간 연간 상승 폭 중에서 가장 높다.

국민부담률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부담률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부담률이란 한해 국민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국민부담률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는 감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2008년 23.6%에서 2010년 22.4%로 떨어진 뒤, 2012년 23.7%로 다시 올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에는 23.1%로 낮아졌다가 2014년 23.4%, 2015년 23.7%, 2016년 24.7%로 계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는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출범 첫해인 2017년에 25.4%, 2018년 26.8%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연속해서 고쳐 쓰고 있다.

이는 우선 지난해 세수 호황 기조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총조세 수입은 역대 최대 수준인 37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과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라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수입이 전년보다 19% 이상 증가하는 등 세금이 많이 걷힌 영향이다. 여기에 건강보험료 인상 등 각종 복지제도가 확대된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7년 34.2%)보다는 낮은 편이다. 다만 증가 속도는 OECD 국가들에 비해 더 빠르다.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013~2017년 5년 새 2.3%포인트 올랐지만, OECD 회원국 평균은 같은 기간 33.4%에서 34.2%로 1.2%포인트 올랐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돈을 걷으면 민간의 경제 주체들이 쓸 수 있는 돈은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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