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가에 주택정책 이권 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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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80∼88년 동안 주택도시개발성 (HUD)의 주택보조금 부당 지급과 관련, 미정부가 본 손해는 40억에서 8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민주당에서 칼라 힐스 현 미무역대표부 대표 등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 워싱턴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수사당국은 저소득층 주택건설을 위해 정부가 사적담보물에 대한 보증을 서주고 값싼 임대주택 건설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HUD프로그램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공화당 고위인사와 전·현직 정부 고위 관리 등 2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UD프로그램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주택마련을 목적으로 하면서 정부의 사회정책을 민영화하려는 레이건 행정부 노력의 주춧돌이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미첼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저소득층 주택건설이라는 미명 아래 사욕을 챙긴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면서 HUD 프로그램은 부당한 정치자금처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스캔들의 초점인물은 레이건 행정부의 유일한 흑인 장관이던 피어스와 그의 수석보좌관인 데보라 딘양에 모아지고 있는데 특히 딘양은 레이건 행정부의 고위관리와 영향력 있는 공화당 인사를 대리하는 주택업자들에게 수억 달러의 주택건설보조금을 지급하는 창구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UD 스캔들 수사당국이 이달 펴낸 보고서는 보조금 중 많은 부분이 저소득 계층주택건설과 거의 무관한 분야로 흘러 들어간다고 지적하고있다.
수사당국이 이번 스캔들과 관련된 인물로 거론하고 있는 공화당 내 주요인사는 와트 전 내무장관, 칼라 힐스 무역대표부 대표, 스트라우스 전 피어스 장관 보좌관 등이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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