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과 무관한 무뇌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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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 시카고의 러시 메디컬 칼리지의 유전학교수로 재직중인 재미동포 강수상씨가 최근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무뇌아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중앙일보에 기고해왔다. 강교수는 일반이 이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무뇌아는 신경관결손증 (neural tube defects)의 하나로 일분척주 (척주열의 한종류) 와 함께 가장 자주 관찰되는 기형출산의 하나다. 그 빈도는 0·1%(1천명중에 하나) 며 영국 북부의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지방 사람들 (빈도가 1백50∼2백명중에 하나) 을 제외하고는 동·서양 각 인종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1천명중에 하나」라는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그 유전적 관련이 커 보통 빈도의 10배, 즉 1백명에 하나 이상이 출현한다.
현대의학으로 이런 사람들을 가려내는 방법은 없고 어떤 여성이 신경관결손증 (무뇌아도 포함) 이 있는 태아를 잉태했다면 그후에도 재발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견할수 있다. 영광에서 문제가 된 부인의 경우가 바로 이런 유전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필자의 개인경험으로도 한여성이 두번이상 무뇌아를 임신한 예를 세번이나 보았다.
한 사람에게 두번이나 무뇌아가 생겼다는 것을 꼭 방사능 피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역학적 조사로써 그 지방 사람들이 다른 지방 사람들보다 빈도가 높다 하더라도 방사능 조사외 연관짓는데는 어려움이 많다.
10배나 빈도가 높은 북부영국인의 경우도 확실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높은 양의 섭산(folic acid·비타민의 하나)섭취가 이 빈도를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임산부가 「산전 비타민 (prenatal vitamins)」을 쓰는 것이 큰도움이 된다.
설사 방사능이 무뇌아 발생에 연관이 있다 하더라도 방사능의 기형핵과는 임신초기의 태아에게 직접 방사능을 쐬었을 경우 나타나며 아버지에게 조사된 것과는 연관성이 없다 하겠다. 왜냐하면 방사능이 남성의 정충 형성에 변리를 일으켜 무뇌아가 생길 것이라는 추정은 의학적으로 무리가 많다.
앞서 말한대로 무뇌아와 이분척주를 포함한 신경관결손증은 기형 빈도로 보아 「다운씨 증후군」 보다 흔한 것이니 앞으로 더 많은 증례가 우리나라에도 보고될 것으로 안다. 많은 경우 유산을 하게되니까 임신초부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 이런 유전적 배경을 알아내고 예방해야한다.
임신 16∼18주에 임신부혈액의 「알파피토단백」 을 측정하든지,초음파검사를 하면 이런 기형아를 쉽게 찾아낼수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검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다.(필자 연락처 Chicago 312-942-6298 Rush Medical College)강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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