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성적 낮아도 논술로 뒤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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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려대 일반전형은 졸업년도 제한이 없지만 특별전형은 재수생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 단, 수시 1의 특기자전형과 정시모집의 특수교육대상자전형은 졸업년도에 제한이 없다. 고려대는 수시 1차 일반전형부터 재학생.재수생 모두 공개경쟁이니, 재수생도 적극 노려 볼 수 있는 대학이며 전년도 수시 1차 언론학부에 재수생도 고려대 경향에 맞춘 논술을 열심히 준비해 낮은 학교 내신성적으로도 합격했다.

2. 일반전형은 학교 내신성적을 중시하지 않으며, 비교과실적과 논술점수를 합산해 당락을 결정하는 일괄합산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논술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이 유리하며, 특히 6월10일 고려대 2007학년도 논술모의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언어논술은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수리논술이 많이 까다로웠다고 했다. 고려대 당락의 최대 변수는 수리논술이므로 체계적인 수리논술 대비가 중요하다.

3. 학생부(25%)는 교과영역을 보는데 비해 서류평가(5%)는 학생부의 비교과영역인 특별활동, 수상실적, 봉사활동 등을 평가한다.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도 비교과실적이 좋다면 충분히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4. 지역인재전형은 서울 및 광역시를 제외한 시, 군지역(읍.면포함) 소재 고교에서 전 교육 과정을 이수한 2007년 2월 졸업예정자 및 2006년 2월 졸업자가 대상이다. 인문계는 국어.외국어(영어).수학.사회, 자연계는 국어.외국어(영어).수학.과학 4개 교과를 반영하는데 4개 교과 평균석차 상위 3% 이내인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단, 해당지역의 특목고, 실업계고 등 일반계고 이외의 고교는 제외되며 학교별 지원 제한인원은 없고 교장추천서도 필요없다.

5. 수시 1의 국제화전형과 수시 2의 글로벌인재전형은 모두 1단계로 토플(40%)+서류(20%)를 통해 일정 인원을 선발한 후 2단계에서 1단계 성적(60%)+영어심층면접(40%)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단계별 전형이다. 수시 1의 국제화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필요하지 않아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되지만 수시 2의 글로벌인재전형은 수능 4개 영역에 응시해야 하고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여야 한다. 국제화전형은 국제학부로 모집단위가 한정돼 25명 내외를 선발하고 글로벌인재전형은 국제학부를 포함한 인문계 모집단위에서 200명 내외를 선발한다는 점이 다르다.

6.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내신성적 비중을 크게 반영하지 않으며 논술 비중이 크므로 고려대 경향의 수리논술이 가미된 통합논술을 철저히 준비하면 학교 내신성적과 상관없이 수시1, 2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전년도에 교과평어평균 4.87, 석백 13.67%의 내신성적으로 수시 1차 경영학부에 합격한 S군과 같은 시기 수시 1차에 교과평어평균 4.81, 석백 10.21%로 언론학부에 합격한 K군, 수시 2차에 교과평어평균 4.83, 석백 17.79%로 생명과학부에 합격한 P양의 실례에서도 볼 수 있듯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 고려대 경향에 맞는 통합논술 준비가 합격을 좌우할 것이다.

7. 고려대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가 필요없어 이에 대한 부담은 없으며, 올해부터 의과대학의 경우 의대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해 전체 모집인원이 50% 감소했다. 수시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예년보다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의대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관련 있는 학부 내지 학과로 진학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보아야 한다.

◎대입전략컨설팅 : 고려대 수시 1 경영학부 합격자

1. 첫 만남

K고 S군의 2학년까지 내신성적은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중 '우'가 3개, 국어.영어.수학.사회 4개 교과 평균 평어 4.87, 석백 13.67%로 비교적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정시 기준 수능모의고사 성적은 본인이 희망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의과대학과는 상당히 멀었다. 그런데도 본인은 열심히 해서 정시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 대입전략수립

S군은 대학의 선발 경향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각 대학은 점점 더 수시 선발 비중을 늘리고, 수능의 최저등급을 없애고, 정시모집이 아니라 수시모집에서 다양한 전형으로 선발하는 추세였다. 이같은 흐름과 반대로 공부하겠다는 S군의 생각을 우선 바로 잡아야 했다. S군의 꿈은 전문 의료경영인으로 의대를 목표로 했다. 컨설팅을 계속하던 어느 날 S군은 선진국에서는 의사가 아니라 경영학과 출신이 병원장 등을 맡는다며 경영학과도 적극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자연계열인데 지금이라도 경영학과를 준비할 수 있겠느냐는 난감한 질문이었다.

3. 컨설팅 과정

S군이 2~3년 전의 내신성적으로 1단계를 보고 논술이나 심층면접으로 최종합격을 결정하는 다단계 선발방식을 거쳐 고려대에 합격하기란 사실상 어렵웠다. 수능 모의고사 점수와 수능 공부현황 및 공부방법 등을 분석해본 결과 '절대 불가능'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학생선발 제도가 바뀌었으니 고려대를 공략하기로 하고, 고려대는 국.영.수.과 성적으로 가는 자연계열보다 국.영.수.사 성적으로 지원하는 인문계열이 유리해 경영학과를 목표로 전략을 수립했다.

4. 대학별고사 준비과정

S군의 국어.영어.수학.사회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고려대의 언어논술, 수리논술의 출제경향 등을 세심히 일러주고, 인문계열 논술시험의 당락이 결정되는 수리논술을 철저히 대비하도록 했다. 인문계열 학생은 상대적으로 수리논술 분야가 취약하기 때문에 평상시 자연계열로 수학공부를 많이 한 S군이 유리했다. S군은 1년간 고려대 경향의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체계적으로 꾸준히 준비했다. 처음에는 언어논술 때문에 몇 번이나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6개월 정도 지나자 나름대로 자신감을 보였다. 예상대로 수리논술에 빨리 적응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5. 결과 및 후기

고려대는 학교 내신성적보다 논술성적의 비중이 큰 일괄합산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논술에 매진한 결과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S군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먼저 자연계열이든 인문계열이든 인문사회계열, 공학계열에 진학할 때 수시에서는 전혀 불이익이 없고 오히려 정확한 유리한 판단과 철저한 준비를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은 대부분 학생을 정시로 몰고 있으나 수시 전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합격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3~4년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상위대학 학생을 조사한 결과 수능을 보지 않고 진학한 '수시1 합격자 집단'의 평균학점이 제일 높았다. 그 다음이 2개 2등급 내지 완화된 영역별 등급이 조건으로 걸려있는 '수시2 합격자 집단'이었고, 높은 수능성적으로 합격한 '정시 합격자 집단'이 제일 낮았다. 이는 우리의 상식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결론은 대학들이 점점 더 많은 학생을 수시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김형일(중앙일보 프리미엄 대입전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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