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몸값, 고건-박태준-김종필 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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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국무총리 5명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을 사람으로는 '행정의 달인' 고건 전 총리가 꼽혔다. 고 전 총리의 연봉은 1억8831만원으로 평가됐다.

박태준 전 총리는 1억7769만원의 연봉을 책정 받아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김종필 전 총리(1억1106만원), 4위는 한명숙 현 총리(1억 418만원)였다. 이해찬 전 총리(1억원)는 전·현직 총리 5명 가운데 가장 낮은 연봉을 평가 받았다.

고건 전 총리는 사회통합과 정치안정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고 국정수행 경험이 풍부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점도 가점요인이었다. 반면 큰 무리없이 국정을 이끌었지만 두드러진 성과가 없어 추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박태준 전 총리는 포항제철(현 포스코)을 일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총리로서 일한 기간은 짧지만 성공한 기업인으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추진력, 네트워크 등이 경제발전에 필요한 능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직자 재산신고 문제나 5·16 쿠데타 세력의 일원이라는 점은 감점요인이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보수 이미지의 김종필 전 총리나 취임한지 4개월밖에 안된 한명숙 현 총리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재야 운동권 출신 정책기획통으로 선명성이 강하고 소신이 있지만 3.1절 골프 파문, 독선적 국정 운영 등 부정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김종필 전 총리는 IMF 외환위기 직후에 총리를 맡아 위기 극복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낡은 구시대 이미지와 1970년대 각종 비리에 연루됐던 일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명숙 현 총리는 재임기간이 너무 짧아 평가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한국은행 총재 중에서는 조순 전 총재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순 전 총재의 연봉 평가액은 1억5394만원으로 이성태 현 총재(1억3356만원)와 박승 전 총재(1억2795만원)를 제쳤다.

세 사람 모두 한은의 주업무인 물가안정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아 연봉 평가액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조순 전 총재는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었다. 학자로서 우리나라 경제학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부총리와 한은 총재 시절에 청와대 및 여당과 숱한 마찰을 빚으면서도 안정적으로 경제를 운용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성태 총재는 원칙주의자라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한은이 금리 결정 등에서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온 평가다. 재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평가가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박승 전 총재는 잦은 말실수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함으로써 한은이 큰폭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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