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자연과학 혼합된 문제 공략하라

중앙일보

입력

최근 각 대학이 2008학년도 대입전형의 주요 내용을 발표함에 따라 2008학년도 대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8학년도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내신 및 논.구술 비중의 확대다. 따라서 착실한 내신관리와 체계적인 논.구술 준비가 더욱 필요하게 됐다. 특히 논.구술과 같은 대학별 고사의 비중 확대는 철저한 단계별 전략을 요구한다. 주요 3개 대학을 중심으로 논.구술의 특징을 예시문을 통해 알아본다.

▶서울대

1. 인문계 논술의 특징

(1) 창의력.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대폭 증가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가치의 중심은 암기하고 있는 내용이나 정보의 양이 아니다.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주어진 문제에 대해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 지식의 단순 반복이나 암기 위주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결점을 찾는 능력이 요구된다.

서울대 인문계 논술은 기존의 4개 유형에서 5개 유형으로 늘었으며, 1차 예문에는 전에 없던 장문 제시문 요약 문제가 새로 선보였다. 여러 상황에서 스스로 조건을 부여하고 판단하는 창의적 형태의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2) 내용 면에서는 인문과 자연과학이 혼합된 문제가 폭넓게 출제됐다.

시사적인 사회현상을 역사적 사실과 연관해 분석하고, 관련된 통계자료를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환경문제와 연관된 사회이슈부터 예술.기술문명.역사성.문학감상 등 인문.자연과학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 사회.국사.문학.미술작품.지도 등 다양한 지문을 활용하는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전 영역에 걸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지식이 필요하다.

2. 자연계 논술의 특징

자연계 논술도 단순 지식이 아니라 수리적.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이 주류를 이루었고, 필요에 따라 관련 공식이나 참고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수리적 사고의 출발인 기본개념과 원리 간의 상호 관련성, 현상 관찰로 얻어낸 원리를 확인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된다. 수리적 추론, 즉 실생활에서 얻은 수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평가한다.

과학적 사고력 문항은 자연현상을 과학적 원리에 따라 해석하고 유추하는 논증과정과 주어진 문항의 관련 자료를 제시한다. 이를 토대로 주변 사물과 현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경험하는 자연현상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모든 분야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자연계 논술 예시 문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수리적 근거에 기초를 둔 합리적 견해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수리논술의 경우 1차 예시문 발표 때는 이차 곡선에서 타원부분이 출제됐다. 2차에서는 이차 곡선의 포물선과 쌍곡선이 출제돼 수 2의 미분, 적분 단원과 이차 곡선의 단원이 수리논술에서 매우 중요한 단원임을 알 수 있다. 반복 학습을 통한 확실한 이해가 필요하다.

(2) 통합교과 성격이 더욱 강화됐다.

전에는 수리나 과학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수학과 과학의 통합 내용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과학과 과학.과학과 음악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통합적 내용이 출제되고 있다. 따라서 수학. 과학의 기본적 지식뿐 아니라 독서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평소에 영역이 통합된 기사나 지문을 분석,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야 한다.

(3) 창의적이며 합리적인 문제가 출제됐다.

창의사고력을 기초로 주변 사물과 현상에 대해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기본 교과 이외의 다양한 정보를 재해석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연세대

연세대가 발표한 2008학년도 논술은 2006학년도까지 실시한 논술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지금까지는 정시에 한해 인문계에서만 실시되던 논술이 앞으로는 수리와 언어를 통합하고 다양한 형태의 단계적인 질문을 하는 통합형 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 인문사회와 자연과학이 통합된 사고를 묻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기존의 논술문제는 고전에 바탕을 두고 출제됐다. 그러나 2008학년도에는 인문계도 수리적인 분석과 연산을 통한 사회현상 관련 문제를 다룬다. 자연계 논술은 도표분석을 통한 인구 변화와 사회 현상 변화를 주제로 논리성과 사고의 유연성에 바탕을 둔 창의력 측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2. 계열별로 제시문과 문항수가 다르다.

인문계는 2문항에 4개의 지문을 제시했고, 자연계는 3문항에 2개의 지문을 제시했다. 질문의 내용과 출제 문항수를 달리해 계열의 특성을 살리고 언어와 수리의 통합적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3. 교과 내용에 관련된 문제를 충분히 활용했다.

출제된 문제들은 주로 교과서에서 충분히 다루었던 내용을 위주로 하고 있다. 평등.양극화.인구변화처럼 사회과학적인 주제와 지니 계수.선분의 중점좌표.넓이의 개념.소득배율 등이 고루 활용된다. 따라서 고교 교과의 학습내용과 사회 현상 전반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4.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문제를 정확히 분석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답을 도출해야 한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유연한 사고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 고려대

6월10일 고3 학생을 대상으로 통합모의고사를 실시했다. 이번 통합논술문제를 바탕으로 그 특징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기존에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각각 언어.수리로 출제했으나 올해는 계열별로 언어와 수리가 통합된 형태의 논술을 출제했다. 공동문항이라도 문항별로 배점과 요구 분량에 차이를 두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1. 인문사회 영역과 수리과학적인 영역이 통합된 통합형 논술이 출제됐다.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인문사회와 수리과학 영역을 통합했다. 통합사고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답안을 요구하는 형태의 논술문제가 출제됐다. 그러나 서울대나 연세대는 통합사고력보다 기존의 논술형태를 유지하려는 흔적이 보인다.

2. 교과영역에 충실한 내용들이 출제됐다.

언어.경제.사회.수리.과학의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한 통합사고적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인간과 환경에 관련된 윤리와 철학, 기본적 과학지식, 수리적 분석과 과학의 통합된 내용이 기본 골격이다.

3. 계열별로 문항수.배점.분량이 조절됐다.

인문계는 문항 4개와 제시문 6개, 자연계는 5개의 문항과 제시문 4개가 출제됐다. 시간은 180분이며 한 문제에 단계형 문항이 출제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서울대 및 연.고대의 2008학년도 논술의 출제방향을 예시문 중심으로 훑어봤다. 각 대학에서 실시하고자 하는 논술의 목적은 기본지식과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2008학년도 대입 논.구술 준비의 시작은 창의력인 것이다.

앞으로 다뤄질 각 대학의 논.구술문항의 세부 분석과 효과적인 창의사고력 향상법을 숙지해 2008학년도 대입 준비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 전성은 (명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다음주에는 '주요대학 논.구술문제 세부 분석'이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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