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 "로그 생산 줄이겠다" 르노삼성에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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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위탁생산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올해 생산 물량이 전년(10만대)보다 40%나 줄어든 6만대로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일본 닛산 SUV 로그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일본 닛산 SUV 로그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차 연간 판매량(21만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로그 위탁생산은 올해 9월로 종료된다. 닛산 측이 올해 물량마저 줄이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르노삼성차의 위기는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6일 “닛산이 올해 주문을 지난 2014년 양해각서(MOU)에서 보장한 연 8만대에서 2만대 줄인 6만대만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르노삼성차는 2014년 닛산과 ‘향후 5년 동안 연 8만대의 로그를 위탁생산한다’는 MOU를 맺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로그의 인기로 매년 MOU에서 보장한 물량보다 많은 차량을 생산해 왔다. 2015년 11만7565대, 2016년 13만6982대, 2017년 12만2542대를 생산했고, 지난해에도 10만7251대를 만들었다. 로그는 미국 테네시주 스머나 공장에서도 생산하는데, 닛산 본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분 파업으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이 불안정한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부분 파업이 이어지면서 부산공장의 가동률은 정상 대비 20% 가량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로그의 생산 역시 올해 차질을 빚었고, 3월 회계법인인 닛산 본사가 불안정한 생산과 글로벌 판매량 등을 고려해 생산물량 배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생산절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노사는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과 공동투쟁 결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차의 '생산절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노사는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과 공동투쟁 결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그 생산이 줄면서 올해 르노삼성차의 생산량은  연 20만대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파업과 상관없이 공장 가동률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 9월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되고 추가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이른바 ‘생산 절벽’에 몰릴 수도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예상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8일 임단협 교섭이 결렬된 뒤 20여일 동안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않고 있다. 27일 오후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생산절벽이 현실화하면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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