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서 파업 돌입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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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승포=허상천·김동균·이철호 기자】대우 조선 사태는 22일 오전 노사 대표가 합의 서명한 임금 인상 잠정 합의안이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부결, 파업으로 급선회하고 회사측도 이에 맞서 직장 폐쇄 방침을 결정해 끝내 파국 위기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한편으로 막후 접촉을 벌여 23일 오전 「6인 실무소 위원회」회담을 다시 갖는 등 협상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애써 한 가닥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합의안 거부 후 파업 투쟁을 결정한 노조측은 협상에 응하는 한편 대의원 38명·쟁의 대책위원 15명으로 「파업 지도부」를 구성했으며, 23일 오전 9시40분쯤 쟁의 행위 신고서를 장승포시에 접수시켰으나 시측은 대우조선이 방산 업체가 포함돼 있는 기간 산업체임을 들어 이를 반려했다.
노조측은 또 23일 오전 9시 회사 내 민주 광장에서 조합원 8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전진 대회」를 갖고 회사측이 연내 임금 동결 원칙을 깰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회사측은 노조 대의원 대회의 합의안 거부 후 김우중 회장 주재로 긴급 중역 회의를 갖고 사후 대책을 협의 끝에 노조측이 쟁의 행위 신고를 낼 경우 폐업에 앞서 직장 폐쇄 등 강경 대응키로 방침을 세웠다
회사측은 노조측이 낸 쟁의 행위 신고가 반려된 후에도 노조측이 불법 파업을 강행하면 회사 시설물 보호를 위해 출입문 봉쇄·단전·단수 등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한편 22일 오전 잠정 합의안 타결에 안도와 기쁨으로 모두가 환영을 나타냈던 장승포시와 거제군 주민들은 갑작스레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게된데 충격과 놀람을 감추지 못하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크게 동요하고있다.
근로자 가족을 포함한 주민들은 노조의 정식 협상 대표가 합의한 단체 교섭안이 대의원 대회결의로 거부된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지금이라도 노조측이 내부이견을 조정해 사태를 원만히 수습해 줄 것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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