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농산물 국민건강 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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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각종 농약과 훈증제(유독가스로 해충등을 죽이는 살충제)로 오염된 외국산 농산물이 무방비상태로 쏟아져 들어와 국민식생활이 크게 위협당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모)이 최근 주최한 소비자교육모임에서 「수입농산물 믿을만한가」를 주제로 발표한 중앙대 김성훈교수(사회개발대학원 원장)는 『현재 들어와 있는 외국산 농축수산물의 85%정도가 수입자유화에 의해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머지 15%만 정부당국의 허가에 의해 수입되고 있어 외국농산물이 실질적으로 자유롭게 수입되는 상태이나 보사당국은 「수입의 불가피성」을 이유로 허가기준을 대폭 완화했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제조연월일과 유효기간을 밝히지 않은 외제 농산물 가공식품이 상점에 범람하고 있으며 사용이 금지된 방부제인 안식향나트륨이 함유된 핫소스가 버젓이 백화점에서 팔리고 있는 실정.
최근 부인병·신경통에 좋다고 소개돼 주부들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미국산 자몽 (그레이프 푸르트)은 장기 수송과정의 부패를 막기위해 성장억제용 제초제를 훈증시킨 것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두통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게 문제가 됐다는 것.
김교수는 또 미국의 수출담당 곡물검사원이 한국에 수출된 옥수수의 14%정도가 발암물질인 아프라톡신이 있는 것으로 밝혔으나 우리나라에는 그 규제기준조차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미국의 경우 농무생직원의 3분의2가 식품의 영양과 안전보호에 투입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보사부·농림수산부 등 관계부처직원의 1%에도 훨씬 못미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익농산물이 식탁에 많이 오르면서 최근 이질적인 음식물의 상식으로 인한 식원병인 만성 두통·신경통·뇌졸중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농산물의 수입자유화는 농민들의 이농현상도 가져와 농촌의 황폐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관계당국의 규제강화, 외국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과신을 불식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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