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평가 안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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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태우 대통령은 9일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 조성 등의 문제점들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채 중간 평가를 거론하는 것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 『나는 국민이 보장해준 5년 임기를 성실히 수행하겠으며 정치 목적을 가진 중간 평가 시비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답하지 않을 것이고, 그같은 문제 제기는 관심을 가질 가치조차 없다』고 말해 중간 평가를 안 할 뜻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일보 창간 기념 특별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내각제 개헌 문제와 관련, 『현재의 대통령직선제는 국가적 위기를 거치면서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새 공화국이 출범하여 새 헌법이 시행된지 1년4개월에 불과하므로 나는 대통령으로서 새 공화국의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라고 말하고 『이 시점에서 나 자신의 개인적 선호를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전두환·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회 증언에 대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나는 전직 대통령들이 국회 증언대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 점을 야당 총재들 앞에서 여러번 밝힌바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여야가 합의하고 한 시대의 문제를 청산하기 위해 그분들 자신이 증언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제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좌익 세력은 그 정체가 드러나고 민주세력과 구별되고 있다』고 지적, 『이들 세력에 대한 강경 대응이라 함은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며, 과거와 같이 정치적 목적으로 단속하고 구속하는 일, 용공 조작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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