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에가」거액재산 은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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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파나마를 철권으로 통치하고 있는 최고실력자 「마누엘·노리에가」장군이 국외로 빼돌린 재산은 얼마나 될까. 파리의 르 주르날 뒤 다망쉬지는 최근 「노리에가」장군이 마약밀매 등으로 번 수십억달러의 재산가운데 상당부분을 프랑스에 투자(?)해놓고 있다고 보도하고 파리에 망명중인 파나마 야당지도자들의 주장을 종합, 그의 해외재산을 소개했다.
「노리에가」장군은 파리의 고급주택가에 여러 채의 호화,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이 아파트 둘은 그의 정부인 「아마토」부인과 「델레우스 부인 이름으로 등기돼있으며 아파트말고도 2천7백만 프랑(약30억원) 상당의 샤토(성)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델레우스」부인은 1965년 미스 파나마로 「노리에가」의 정부가 된 뒤 파리주재 파나마대사관의 문정관과 마드리드주재 대사관 문정관을 지내고 한달 전 귀국했다.
「노리에가」는 또 「아마토」부인과 「델레우스」부인 이름으로 BNP(국영파리은행) 에 몇 개의 예금구좌를 갖고있는데 예금액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곳의 망명 야당지도자들은 이밖에도 「노리에가」가 파리주재 파나마대사의 측근인 파나마 출신 실업인 이름을 빌려 자본금 2천8백만 달러 규모의 프랑스회사 3개를 갖고 있으며 스위스은행에 5억7천5백만 달러를 예금해놓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리에가」는 스페인·이스라엘에도 고급빌라를 갖고있고 세인트 도밍고와 일본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독재자면서 미국정부로부터 마약밀매혐의로 기소까지 된바 있는 「노리에가」의 재산, 특히 해외도피재산이 정확히 얼마가 되는지는 아직 알 길이 없지만 「노리에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컬럼비아 마약밀매조직의 회계전문가 「로드리게스」가 지난 88년2월 미 상원에서 행한 증언이 참고가 될 것 같다.
「로드리게스」는 마약밀매혐의로 83년 자가용 제트기 안에서 미국 수사관에게 체포될 당시 5백40만 달러의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을 만큼 호화판으로 그때 4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인물. 감옥에 가기 전까지 그 자신 롤스로이스·페라리 등 고급승용차에 6대의 자가용 헬리콤터와 1대의 자가용제트기를 소유했던 「로드리게스」는 79년부터 체포될 때까지 매달 1천만 달러씩 모두 3억5천만 달러정도를 「노리에가」에게 마약대금으로 지불했으며 「노리에가」의 지시에 따라 큐라카오와 파리의 은행구좌에 입금시켰다고 증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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