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조정국면 한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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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바닥권에 급등없다」는 투자격언이 진면목을 발휘하는 요즘이다.
증시가 한달 가까이 투자심리의 위축속에 종합주가지수 9백30∼9백50선에서 무기력한 조정장세를 보이면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뿐 좀처럼 강세장으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더구나 고객예탁금이 10일현재 지난주보다 2천8백53억원이 줄어든 1조7천4백40억원을 기록하는등 증시자금의 이탈과 거래량의 감소 (11일현재 8백33만주) 가 지속되고 있어 증시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노사분규·정국불안등 기존의 악재가 채 사라지지않은 상태에서 조선대 이철규군 변사사건이 발생, 또다른 정국불안의 불씨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여기에다 최근 시황전망의 최대변수인 기관의 자금사정이 한은의 통화긴축에 따른 통안증권인수 (이달중 기관 강제배정분 1조5천억원) 등으로 월말까지 크게 호전될 기미가 없어 주가도 당분간 옆걸음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는 기관의 매물을 일반투자자들이 힘겹게 소화했으나 조정기간이 의외로 길어지자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점차 늘어나는등 매수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져 다음주도 본격적인 대세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그러나 바닥권읕 다지면서 재상승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현재의 증시가 5욀중순이후 장세를 겨냥한 일반투자자들의 선취매가 나타나고, 기관의 매도세가 다소 주춤해지면 다음주말께에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져 종합주가지수 9백80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활황기의 3분의1수준인 9백만주이하로 격감하는등 투자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되자 각증권사의 객장에는 신규투자자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10여명의 고정손님만 매수를 자제한채 주가가 오르기를 학수고대하는등 매우 썰렁한 분위기.
객강에 나온 많은 투자자들은 『연초에 주식을 산사람들은 큰 재미를 보기는 커녕 대다수가 제자리 걸음을 했거나 손해본 사람도 상당수 있다』며 이중에는 1월장과 4월장이 장미빛이라던 증시전문가들의 말만 듣고 증시에 뛰어들어 상투를 잡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고 푸념.
또 일부투자자들은 증시가 침체양상을 보일 때마다 각 증권사들이 『지금이야말로 바닥이니 매입시점』이라며 창구직원과 간행물을 통해 투자자들을 꾀어 매입케 해놓고서 정작 해당증권사는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파는 일이 많다고 증권사를 성토하기도.
다음달 21∼30일 청약을 받는 동화은행 (이북5도은행) 의 공모를 앞두고 오는 20일까지 접수토록 돼있는 주식청약자적 확인과 관련, 이북5도 출신이 많이 거주하고 있던 서울의 종로·중·용산구청 시민봉사실에는 호적등본을 떼려는 민원인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있어 동화은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청약자격확인 개시일인 4월24일께부터 이들 민원인들로 북새통읕 이루기 시작한 각 구청 시민봉사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근무마감시간이 지난 오후7시까지 호적등본을 떼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데, 직접 구청에 가서 떼는데도 업무가 밀려 무려 3시간이 걸리며 전화신청을 하면 보통 이틀이상 걸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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