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BA 경기장서 "대 ~ 한민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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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이 18일(현지시간) 프로농구(NBA) 경기가 주로 열리는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응원하고 있다. LA지사=백종춘 기자

월드컵 프랑스전이 열린 18일 밤(현지시간) 지구촌 한인들이 다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경기 내내 열띤 양국 간 응원전이 펼쳐졌다. 파리에 사는 한인 1000여 명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시내 샤를레티 경기장에 모여 1만 명 이상의 프랑스 축구팬들과 응원 승부를 펼쳤다. 수적으론 한국 응원단이 훨씬 적었다. 그러나 교민들이 일찍부터 경기장에 나와 앞자리를 차지한 덕에 스크린 주변에는 마치 서울광장을 방불케 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댔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뒤 알랭 레트만(35)은 "프랑스는 2002년 월드컵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한국은 응원전에서 프랑스를 압도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펼쳐진 독일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 주변은 아예 작은 대한민국이었다. 꽹과리.장구 등으로 무장한 한국의 사물놀이패들이 일찍부터 분위기를 달궜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붉은 악마들이 시내 도로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다. 경찰차를 비롯한 적잖은 현지 차들도 태극기를 내걸고 경적을 울리며 한국팀을 성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만여 명의 동포들이 실내 체육관에 모였다. 이들은 미 프로농구(NBA) 경기가 주로 열리는 스테이플스센터를 빌려 한목소리로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 자리에는 ABC.LA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몰려와 한국인 특유의 응원전을 집중 취재했다. 워싱턴 인근의 한인들도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NVCC) 체육관에 모여 함성을 질렀다.

일본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오쿠보(大久保) 거리에도 수천 명의 한인 응원단이 식당과 상점에 모여 밤을 잊은 채 응원 열기에 휩싸였다. 응원단은 종료 호각이 울리자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왔다.

토고전 때 대규모 야외 응원을 펼쳐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홍콩 교민들은 홍콩섬과 주룽(九龍)의 한국식당에 모여 응원의 힘을 보탰다. 중국 동북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꼬박 날을 새운 보람이 있다"며 한국팀의 선전을 기뻐했다.

파리.라이프치히.홍콩.도쿄=박경덕.유권하.최형규.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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