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로포비치 고국 소 무대에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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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예술가들에게 예술활동의 자유가 보장될 때까지는 절대로 조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소련출신의 첼리스트 겸 지휘자 「무스티 슬라프·로스트로포비치」(62)가 90년 미국 워싱턴 심퍼니오키스트라와 함께 소련에 가서 연주를 한다.
지난 12일 「로스트로포비치」는 주미소련대사 「유리·두비닌」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치로 소련예술가들이 상당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으므로 소련 연주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날「로스트로포비치」는 소련사회의 괄목할 만한 변화에 따라 미국에 망명중인 작가 「알렉산더·솔제니친」도 곧 소련을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74년 소련을 떠난 후 78년에 박탈된 「로스트로포비치」와 그의 아내인 소프라노 성악가 「갈리나·비시네프스카야」의 소련시민권도 이번에 회복될 것인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90년 2월의 일본연주여행에 이어 갖는 그의 소련연주는 2월12일부터 15일까지 모스크바대학과 레닌그라드(연주장소 미정)에서 열릴 계획인데 「로스트로포비치」는 「드보르작」의『첼로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의『교향곡 제5번』을 연주하고 싶다고.
그러나 「로스트로포비치」의 부인 「비시네프스카야」도 연주무대를 가질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로스트로포비치」는 『아직도 러시아음악은 내 가슴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으며 내 조국에 가서 연주하게 된 사실을 발표하는 이 순간 홍분을 누를 길 없다』면서 『그렇지만 「쇼스타코비치」 「하차투리안」 등 나의 친한 벗들은 내가 소련을 떠난 이후 죽였으므로 조국에 돌아가더라도 다시 만날 길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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