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신당 만들기 위한 헤쳐모여식 정계개편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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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사진) 대표는 15일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부동산.세금 정책의 방향과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건 전 국무총리 진영에서 신당 창당설이 나도는 데 대해 "(대선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 전 총리와 함께할 수 있지만 '고건당'을 만들기 위한 정계개편엔 동참할 수 없다"며 "50년을 이어온 역사성과 정통성을 가진 민주당이 성(姓)을 바꾸고 '고건 신당'에 흡수되는 것은 역사 발전에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가 중심이 되는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대표는 최근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DJ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전라도에서 표를 많이 얻었다. 전라도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서 그걸 만족시켜 주는 새로운 정치를 민주당이 주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선거 참패를 둘러싸고 부동산.세금 정책 실패 논쟁이 거세다.

"속된 말로 있는 사람 것 가져다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려는 정책을 이젠 버리고 쌍리공생(雙利共生)을 통한 윈윈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민주당 중심 정계개편을 주장했는데.

"노 대통령이 탈당하면 열린당은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없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같이할 수 있다. 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헤쳐모여식의, 재창당 수준의 정계개편을 하자는 것이다."

-당정 분리 등 새로운 시도를 해온 '노무현 리더십'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국민에게 봉사하고 진실된 자세로 접근하기보다 상황 돌파를 위해 그때그때 포퓰리즘과 이벤트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 중심의 제3신당을 만들자는 신당창당설이 무성한데.

"'고건당'을 만들기 위해 헤쳐모여 하는 정계개편엔 반대한다. 의원 한두 명이 개별적으로 (신당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민주당이 성(姓)을 바꾸고 갈 순 없다."

-그렇다면 고 전 총리 영입이 불발될 수도 있는데.

"대선은 아직 많이 남았고 대선 후보는 내년 중반쯤 결정하면 된다."

-당내에 고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는데.

"11명 국회의원 중 세 분 정도다. '민주당 당직을 가지고 고 전 총리 진영의 참모회의에 참석한다면 민주당이 너무 비참해지는 것이니 하려거든 당직을 버리고 참석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DJ의 재방북을 놓고 말들이 많다.

"DJ는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그마한 것 하나만 얻어내도 (상대적으로) 큰 성과가 있는 걸로 평가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중국 포위의 구실로 북한을 이용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의도에 말려들지 말고 핵을 포기하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설득하겠다고도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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