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율 사상 최고지만 내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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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취업의 지표가 되는 여성 고용률이 지난달 50% 선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돈 쓸 곳이 많아지면서 맞벌이를 해야 하는 가정들이 늘어나 취업전선으로 향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 고용의 질은 여전히 낮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15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는 989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970만3000명)보다 2.0% 늘었다. 이 같은 여성 취업자수는 종전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인 작년 10월(976만7000명)보다 12만9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 취업자를 15세 이상의 인구로 나눠 계산하는 여성 고용률도 지난달 49.8%에 달해 1년 전(49.3%)보다 0.5%포인트가 높아졌다.

주부를 포함한 전체 여성 중 절반 가까이가 일자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남성 고용률은 1년 전 72.5%에서 72.1%로 0.4%포인트가 내려갔다.

이 같은 여성 고용 수준은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5.8%(2004년 기준)이나 미국(65.4%),일본(57.4%)에 비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하지만, 2001년 47.7%에서 2.1%포인트나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여성 취업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소득이 늘어난 만큼 가계 비용도 증대하면서 여성들도 일을 하지않고서는 생활하기 어려워지는 시대가 다가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 고용의 실태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개선돼야할 대목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동부 손필훈 여성고용팀 사무관은 "20대에 60%에 달하던 고용률은 30대에서는 40~50%대로 크게 떨어지는 등 여성들의 임신.출산 이후 재취업.경력 취업이 취약한데다 고학력 여성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도소매.음식.숙박업종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 취업자가 여전히 많고 주당 15시간 이하의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커 정규직보다는 임시직 등에 여성인력이 몰려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병기<기자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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