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탁아모|집에 데려가 돌봐준다|자녀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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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방문탁아보다 수입도 좋아 지원자 많아
자녀가 있는 주부들의 직업으로 가정 탁아모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기혼여성들의 취업률이 높아져 가정 탁아모에 대한 수요가 높을 뿐더러 자녀 때문에 가정에 머무르면서도 무언가 일거리를 갖고 싶다는 여성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져 전문교육을 받은 가정 탁아모가 어엿한 직종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
노동부에 따르면 기혼여성 근로자는 80년 15만3천여명에서 87년 38만5천여명으로 크게 늘어나 이들의 자녀를 맡아보아 줄 인력이 절실히 필요하게 됐다.
기존시설 탁아소의 경우 여러 가지 제약이 따라 손쉽게 이용하기 힘들었으나 가정 탁아방은 바로 이웃에 위치하고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이 돌본다는 데서 수요가 큰 편.
외국에서 베이비시터라 부르는 이들 가정 탁아모를 전문적인 교육을 시켜 배출하는 곳은 서울 YWCA, 기독교 방송 및 평화방송 문화센터 등이다.
서울 Y의 경우 그 동안 2백여명의 전문 탁아모를 배출시켰고 현재 80여명을 교육중인데 매번 수강을 희망하는 가정주부들이 몰려 평균 4대 1의 면접시험 경쟁을 뚫어야 수강이 가능할 정도라고 교육부 홍정혜 간사는 말한다.
서울 Y측은 특히 취학이전의 어린이를 돌보는 일은 자라나는 어린이의 인격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아래 25∼55세의 고졸이상 기혼여성 중에서 성품과 용모등을 고려해 수강생을 선발하고 있다는 것.
강의는 6개월 코스로 평균 1백50시간 동안▲탁아모의 사명▲아동복지론▲건강 및 영양관리▲영·유아질환과 응급처치▲놀이 지도등의 교과목을 수강한 후 2주간 현장실습을 거치고 있다.
강사진은 한정석(연세대간호학과교수)·김동춘(총신대 유아교육과 교수)씨 등 대부분 대학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수강료는 22만6천원이며 졸업 후 수료증이 수여된다.
기독교 방송 문화센터는 84년부터 약 1천1백명의 가정 탁아모를 배출했는데 현재 약 80%가 취업중이라고 정재만 부원장은 전한다.
평화방송은 지난 8일부터 제1기 교육을 실시중이다.
가정 탁아모는 자신의 집에 최소한 5평 크기의 공간을 아이들의 놀이장소로 이용할 것을 권고 받고 있는데 평균 3∼5명의 아이들을 돌볼 경우 월 평균 40만∼50만원의 수입은 거뜬하다는 것(1인당 월 9만∼12만원 정도).
주부로서의 수입이 만만치 않은 데다 탁아모 자신의 아이들도 함께 돌볼 수 있고 남의 간섭을 받지 않아 특히 방문탁아보다 가정탁아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
이들 탁아모에게는 교육기관으로부터의 재교육과 정보교환 모임이 월 1회 정도 주어진다.
두 아이 (9,8세)의 어머니로 지난 1년간 가정 탁아모를 해온 성금자씨(35·서울 성동구 마장동 세림아파트 6동 102호)는 4명의 어린이를 돌봐 월 평균 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내 시간이 너무 없고 아이들이 돌아간 뒤 정리가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가정주부의 직장으로는 아주 좋다』며 회사원인 남편도 만족해한다고 전한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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