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목사 신병처리 싸고|정계·재야 큰 진통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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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익환씨의 귀국이 임박해짐에 따라 정부·정치권, 그리고 재야·학생 운동권간에 문씨의 신병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강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큰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문씨의 입북이 국가 보안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이므로 귀국 즉시 구속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고 민주·공화당도 문씨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사법처리에 동조하는 반면 평민당의 일부세력과 재야·학생 운동권은 문씨의 처벌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정국이 크게 경색될 조짐이다.
특히 전민련 등 재야세력과 전대협 등 학생 운동권은 문씨가 귀국하는 날 대규모 환영대회를 열어 정부의 신병 구속방침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강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당국의 환영대회 원천봉쇄 방침과 맞물려 쌍방간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보적 입장을 표명해 온 평민당내에서 재야 출신 모임인 평민연(이사장 문 목사 실제 문동환 부총재)은 5일 그들의 입장을 발표, 당국의 문씨 사법처리를 반대한다고 천명해 평민당이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다면 정치권내의 분열상이 겹쳐 문씨 사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정치적 파란을 야기할 우려도 예상된다.
특히 평민당내에는 문 목사의 방북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의견이 엇갈려 당논이 앞으로 어떻게 최종 결론날지 주목된다.
일부 보수파 의원들이 4일 별도 모임을 통해 문씨의 방북을 성토한데 이어 재야출신 모임인 평민연이 5일 발표한 그들의 입장발표를 통해『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 측에 있다』며『문 목사가 귀국하는 즉시 구속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한다』고 밝혀 현격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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