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은 무한한 에너지원"|비용 덜 들고 핵폐기물 걱정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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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앞으로는 핵폐기물에 대한 공포도 없이 값싼 고효율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미 유타대「스탠리·폰스」교수와 영국 사우스햄튼 대「마틴·플레이시민」교수 등 두사람이 5년6개월에 걸쳐 획기적인 핵융합기술을 개발해냈다고 최근 발표했다.
원자력은 흔히 핵분열과 핵융합의 두가지방법으로 얻어지는데 현재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는 주로 핵분열에 의해 에너지를 얻어내고 있다.
즉 우라늄(U235)이나 플루토늄(PU239)등 방사성 동위원소의 원자핵이 중성자 또는 감마(γ)선에 의해 분열될 때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원자폭탄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핵 분열시 발생하는 대다수의 폐기물이 생체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는 방사능을 동반하며 또 방사능이 소멸되는데 몇 백년이 걸릴 수도 있어 완벽한 방지시설과 폐기물 처리시설을 필요로 하고있다.
한편 핵융합 에너지는 원자핵이 결합할 때 생기는 에너지로 이에 사용되는 원소는 수소(H) 가운데 중수소 또는 3중수소.
이번에 개발된 핵융합기술은 바닷물로부터 중수소를 농축시켜 이에 백금(Pt)과 팔라듐(Pd)전극의 촉매를 써서 중성자를 동반하는 수소이온을 흡수, 분리 시키는 것.
이때 상온에서 수소원자는 서로 융합, 헬륨(He)원자와 양자를 만들며 3중수소로 변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최덕린박사(핵물리학)는 『물 속에는 보통 6천분의 1정도의 비율로 중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최박사에 따르면 수소 핵융합에는 중수소와 중수소의 융합법과 중수소+3중수소의 융합법이 있어 수소원자에너지가 융합시 발생하는 에너지는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약1만배 이상이나 돼 무서운 핵무기인 수소폭탄도 만들어 낸다는 것. 또 융합 때는 분열 때처럼 방사능을 동반한 폐기물도 거의 없고 인체에 유해한 폐기물은 핵분열 때 나오는 폐기물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고 말했다.
재래식 융합을 시킬 때 수천만도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해 실용화가 늦어지고 있다.
최박사는『지난 50년대 초 아르헨티나에서 획기적인 핵융합기술을 개발했다는 보고가 나왔었으나 정밀조사결과 중요한 중성자가 발생되긴 했으나 입자빔(Beam)이 특수해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된 일도 있어 이번의 핵융합 기술도 좀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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