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인 반미 감정 확산 불안 속에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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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에서 시위와 반미기류가 확산되면서 주한미군 및 미군가족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의 가족들이 귀국종용편지를 자주 하고 있다고 미군일간지 성조지가 18일 보도했다. 다음은 성조 지의 기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한국에 있는 많은 미국인들은 친척이 전화와 편지를 통해 반미에 대한 분개와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 미군부인은 콜로라도주에 있는 친정어머니로부터 위험한데 더 이상 한국에 있지 말고 아이들을 데리고 귀국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수시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남 빌리 지에 대한 화염병 투척 같은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거리 데모도 크게 상관이 없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도 친정어머니는 믿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한 미군병장은 자신과 가족들은 포위 당한 듯한 기분을 가져왔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어떤 곳에도 외출하지 않으며 군부대내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과 서울시내 미군편의 시설이 있는 내자호텔에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가곤 했는데 올림픽이후에는 한번도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데모대와 불필요한 층돌가능성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일리노이주의 아버지는 반미주의에 대해 분개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영관 급 공군장교는 본국에서 온 편지를 받고 비슷한 분위기를 읽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내게 「우리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나라에서 무얼 하고 있는가? 그들 스스로 한국을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게 하라」고 편지를 한다.』
한 육군상사도 이제는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때라고 제의하는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을 겪고 미국에 돌아간 사람들이 몹시 불쾌해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들은「우리가 수년동안 한국을 도와주었는데 이제 와서 우리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있다」며 화를 내고 있다.』
『우리가 도와주지 않았던들 오늘의 한국이 될수 있었겠는가? 우리가 지금 떠난다면 한국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때 누가 도와줄 것인지 한국인들에게 묻고 싶다. 대답은「아무도 없다」는 것일 게다.』
미국의 한 주부는 반미 때문에 결국 예정됐던 가족과의 합류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나는 올 여름에 부모들을 한국에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그들은 한국인들이 그들을 원치 않으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주부는 전했다.
한미양국 관리들은 수차에 걸쳐 한국의 반미활동은 미미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으나 많은 미국인들은 아직도 미 더워하지 않고 있다.
이들 미국인들은『신문들은 사태를 과장할지 모르지만 TV는 그렇지 않다. 거리의 많은 시위대와 난무하는 화염병을 보면 그것이 소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고 말하고『봄이 다가오면서 사태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들 한다. 지금 당장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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