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 "중평투쟁" 급선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학내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던 운동권 대학생들의 쟁점이 대통령 중간평가를 앞두고 방향을 급선회, 「노 정권 불신임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대학생들의 가두시위·공공기관 점거 등 「학외활동」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서울대·연대·고대 등 서총련 소속 38개 대학 학생회는 15일 일제히 「광주학살·5공 비리 노태우 퇴진을 위한 총 궐기의 날 선포식」을 갖고 ▲중간평가는 반드시 노 정권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가 되어야할 것 ▲노 정권은 광주학살·5공 비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야당은 노 대통령 퇴진운동에 동참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앞서 서총련소속 학생 70여명은 14일 오후6시 서울여의도 평민당사를 점거, 평민당이 중간평가를 노 정권에 대한 신임투표로 연결시키지 않은 것에 항의하는 철야농성을 벌였다.
전대협(임시의장 임종석·한양대학생회장)도 14일 전민련을 비롯한 재야7개 단체와 연합, 「노태우 정권 퇴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결성, 19일 「노 정권 불신임선포대회」를 개최하고 중간 평가일까지 전국순회 옥내외집회·가두시위 등을 벌이기로 해 정부당국과 치열한 장외공방전이 예상된다.
운동권 학생들은 나아가 3∼4월에 벌어지는 「임투」를 중간평가와 연계시킨다는 방침아래 서울시지하철노조나 울산 현대중공업노조는 물론 쟁의가 진행되고 있는 각 사업장·지역노조 등에 「특별활동대」를 보내 근로자들의 「임투」를 「반 노태우 운동」으로 연결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종석 전대협 임시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전개된 학내민주화운동이 현재까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가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 중간평가를 계기로 「노 정권 퇴진투쟁」에 학생들의 온힘을 집중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