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밭 벌「천하장사 대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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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26·현대)의 10번째 천하장사 타이틀 획득 기도를 저지할 사람은 인간 기중기 이봉걸(32·럭키금성)인가, 불곰 황대웅(22·삼익가구)인가.
민속씨름이 출범하던 지난 83년 약관 20세의 나이로 초대 천하장사에 등극한 이래 천하장사 9차례, 백두장사 15차례를 휩쓸어 모래판을「독식」해 온 이만기가 이번 제16회 천하장사 겸 제40회 체급장사대회(9∼12일·대전충무 체)를「황제의 마지막 성찬식」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통산 10번의 천하장사를 기록하면 은퇴하겠다는 게 제 목표였습니다 .이번을 제 천하장사의 피날레로 장식하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하면 가을에 다시 도전해야 죠.』
이만기는 지난해 12월 39회 체급대회 이후 울산·마산·진주로 장소를 옮겨가며 60일간의 특수훈련을 끝냈다. 새벽 5시면 기상, 10km 산악구보에서부터 시작, 1시간의 로드워크, 스파르타식 스피드훈련, 실전훈련, 웨이트트레이닝, 다시 산악구보로 짜여진 이 강 훈을 실시한 이유가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기회로 어림했기 때문인 것이다.
『기술적으로 그 동안의 전력노출을 감안해 드는 기술이 아닌 배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체력 소모를 줄이면서 단시간에 승부를 내겠습니다.』
그러나 황대웅도 만만치 않다.
87년 민속씨름판에 등장한 황은 지난해 7월 35회 체급대회에서 이만기·장지영(26·일양약품)등을 연파하고 처음으로 백두장사에 등극했고 한 달 후인 36회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 유일한 이만기 천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보름 후 훈련 중 왼쪽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6개월을 쉬었다.
『만기형이 천하장사 10번이라는 목표를 이루면 은퇴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가 모래판을 떠나기 전에 꺾어야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황의 경우 부상은 완전히 회복됐으나 훈련기간이 충분치 못해 아직 제 기량의 80%정도 밖에 발휘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또 과거 2차례 결승전에서 이만기를 꺾고 천하장사를 차지해 번번이 기대를 걸게 하는 이봉걸도 완전한 컨디션을 갖추고 승운이 따르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이봉걸은 지난해 4월 부상을 당한지 11개월이 지나 제 컨디션을 거의 회복, 기필코 올해만큼은 천하장사 타이틀을 따내야겠다고 나서 자신감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만기 타도의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이들 외에 아마추어 씨름의 최강자로 올해 민속씨름 무대에 데뷔하는 임용제(23·조흥상호 신용금고)를 비롯, 고경철(26·현대), 황영호(27·럭키금성), 장지영 등의 분발여부도 관심거리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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