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부 방송개발원 설립"신경전"방송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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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방송위원회의 한국방송 개발원 설립추진 움직임에 문공부가 거듭 제동을 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월20일 프로그램 개발, 향상을 위한 기초실험·연구·제작과 인력개발을 위한 연수를 중추기능으로 하는 방송개발원의 발기인 총회를 열었고 같은 달 30일 문공부에 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문공부는 2월10일자로 공문을 보내『방송 위원회와 이 법인간의 법적 지위의 모호성, 다른 법률에 의해 설립된 기존의 방송관련 단체와의 기능상충 및 중복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한편 방송개발원의 기능수행은 방송위원회의 조사·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문공부는 방송 위원회의 방송개발원 설립 움직임에 대해 처음부터 구체적 계획도 없이 예산부터 확보해 놓은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 금년도 공익자금 운용 계획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방송개발원 예산(70억원)은 세부사업 계획의 구체적인 검토를 거친 뒤 지원한다는「검토의견」을 첨부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공부의 조치에 대해 강원용 방송위원장은 일단 법적 하자가없도록 설립 추진위원회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송 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설립의지를 결코 철회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송 위원회 측은 이같은 일련의 조치가 문공부의 국가방송 제도 연구 위원회 설립 추진 움직임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 위원회는 방송개발원의 성격에 대해 『각 방송사와 방송위원회의 중간위치에서 방송위원회의 정책을 협력, 대행하면서 각 방송사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관련된 제반사업을 하는 기구』라고 밝힌바 있다. <이하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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