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부재 아닌 자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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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당정회의에서는 노태우 대통령 자신을 비롯, 참석자들이 세간에 나도는 「약한 대통령」과 정부의 신뢰문제를 거론해 주목. 노 대통령은 『최근 지방순시를 다녀보니 국민들의 「이제는 그만 참아라」는 요구가 빗발쳐 나도 「두고 보시오」라는 약속을 하고 왔다』며 『그간 각계의 자유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해 공권력을 자제해 온 것이 「자제」로 비쳐지지 않고 「부재」로 잘못 인식되는 것 같다』고 지적.
임방현 민정당중앙위의장은 『만나는 국민의 십중팔구는 약한 정부, 약한 여당, 약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마치 폭탄주에 맛이 들면 맥주나 포도주는 싱거운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권위주의문화에 너무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
강영훈 국무총리는 『5공, 6공만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1공에서부터 건국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수호해야만 정부가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했고 박준규 민정당대표위원은 『「고르바초프」가 경직된 공산당과 관료조직 때문에 개혁의 실적을 잘 쌓지 못하듯이 노 대통령도 과거에 집착하는 민정당과 관료조직 때문에 업적이 올바로 투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제기.
또 최병렬 문교장관은 『과거 정부는 10을 일하고 15이상 일했다고 과대포장한데 문제가 있었다면 현 정부는 10을 일하고 5이하로 비춰지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소신을 갖고 일하는 모습을 보어야 한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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