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경의야호얼리어답터] 휴대용 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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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국전자전에서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TV를 본 적이 있다. 들고 다니며 지상파 TV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요목조목 살펴봤더니 보완해야 할 점이 너무 많아 상품화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일단 조금만 움직여도 수신 상태가 불량해 화면이 깨끗하지 않아 이동하면서 TV를 감상하기에는 불가능했다. 라디오나 MP3, 인터넷 등의 기능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몇 년 만에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리버에서 내놓은 2.2인치 포켓TV 'B10'은 현재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이면서 깨끗한 화질을 보여 줘 주목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티노스에서 6월 선보일 '블루핀(blufin)'은 4.3인치 화면으로 방송은 물론 PDA, PMP, GPS, 인터넷, MP3 플레이어, 라디오, 카메라, 녹음기 등 일반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블루핀처럼 제품에 여러 가지 기능을 탑재한 것이 '컨버전스(convergence)'라고 한다면 B10처럼 한 가지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다이버전스(divergence)'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컨버전스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 다이버전스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는 소비자들이 선택하기에 달려 있다.

블루핀은 PDA와 PMP, GPS, 인터넷, MP3 플레이어, 카메라, 지상파 DMP 수신기와 같은 최근에 나온 주요 제품들의 기능을 모두 담고 있다. 색깔도 검정.하양.파랑.분홍.초록 등 다양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요즘은 휴대용 디지털 제품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제품을 구입할 때 색깔과 디자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PMP나 PDA, 휴대용 노트북이 검정이나 하양.은색을 지향했던 것에서 탈피해 다양한 색조를 선보인 것도 새로운 시도다. 디지털 제품에 대한 소비욕구가 적은 여성들에게 접근하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필자도 1㎏대의 가볍고 작은 서브 노트북을 구입하려고 제품을 물색하고 있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 성능까지 어느 정도 만족시켜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마침 모 사이트에서 블루핀 출시예정 기사를 보고, 지인을 통해 제품을 받아 테스트해 본 결과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기대하지 않았던 GPS 기능과 지상파 DMB 수신 기능까지 있는 데다 가격도 50만원대라고 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무게도 300g 안팎이어서 들고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고 축구경기를 감상하게 될 것이다. 필자도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일이라면 이미 밤을 새울 각오가 되어 있다. 길거리 응원을 못 한다면 집이나 회사에서라도 TV를 보면서 목이 터져라 응원할 생각이다. 이때 블루핀으로 실시간 생중계도 보고 인터넷에 접속해 응원의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B10(www.iriver.co.kr)은 12만9000원이며, 블루핀(www.blufins.com)은 50만원대다.

조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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