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약점 빠른 발로 극복"-농구선수 유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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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아산업의 단신 가드 유재학(유재학·26·178cm)의 별명은 「제리」(생쥐).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주인공 「제리」는 약삭빠르고 영리하고 유의 플레이는 영락없는 「제리」 다.
자로 잰 듯한 패스워크가 그의 트레이 마크. 현재 농구대잔치 통산 어시스트 부문(4백80개) 1위에 올라있다. 유를 앞세운 기아는 두 장신포스트 한기범 김유택, 현란한 개인기의 허재, 발군의 3점 슈터가 강정수 등 스타 군단으로 현대·삼성전자의 기존 쌍두마차를 누르고 1, 2, 3차 대회를 석권했다.
고공 농구의 새 장을 연 기아 팀을 오키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리드해 가는 일꾼이 최단신의 유라는데 이론이 없다. 뿐만 아니라 유는 명석한 두뇌에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인해 특히 주목받는 선수다.
-기아산업이 1, 2, 3차 대회를 모조리 휩쓸었는데.
▲선수 구성(센터·포워드·가드)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허재의 입단으로 전력이 배가된 셈이지요.
-3차 대회 들어 허재의 부진을 두고 뒷말이 많다..
▲감정억제가 미숙하고 스타 의식이 강한 탓이에요. 강한 팀을 상대할 때는 열심히 하다가도 약한 팀과는 부진한 경기를 펼치는데 아직 젊은 탓이라 할 수 있어요. 큰 경기경험도 많지 않구요.
-상대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팀을 꼽는다면.
▲역시 현대·삼성전자지요. 특히 현대는 특별한 선배(이충희 지칭)가 버티고 있는데다 포지선별 면면을 보더라도 결코 만만치가 않은게 사실이에요. 아뭏든 실업 3개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게 맞물려 있는 것은 한국 농구발전을 위해 무척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평가라면. 키가 작아 애로사항이 많을텐데.
▲오랜 선수생활(올해로 17년째)을 해온 탓에 게임을 읽는 감각이 남보다 앞선다는 평을 들어요. 그러나 실책이 많은게 흠으로 지적돼요. 성질이 급한 탓에 팀 플레이에서 혹간 실수를 하는 편이지요. 한때는 키가 작아 아버지(유병선·57·제조업)한테 투정하곤 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그만큼 몸놀림이 빠른게 강점일 테니 말이지요(유 선수는 상명국교 4년 때 농구에 입문, 용산중·경복고·연세대를 거쳐 86년 기아산업에 입단했다) .
-새로 대표팀이 구성될텐데.
▲새 대표팀은 신진들로 대폭 세대교체가 되는게 바람직하리라고 봅니다.
-후보물망에 강동희(강동희·중앙대)가 오르내리는데.
▲신체조건(1m78cm)
특히 리치가 유달리 길어 수비 폭이 넓은게 그의 강점입니다. 다만 경기경험이 부족하고 슈팅력의 기복이 심해 이를 빨리 극복하는 것이 선결과제입니다.
-결혼을 몰래 했다는데…
▲서울 올림픽 직후인 지난해 10월 식을 올렸지요(신부는 동갑나기 김주연씨). 굳이 인기관리 때문에 감춘 것은 아니예요.
-최근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
▲팀훈련은 체력을 겸한 수비훈련을 많이 하는 편이고 개인적으로는 야간슈팅 훈련(하루2백∼3백개)을 주로 해요. 지난해 11월부터 합숙훈련을 해온 탓에 아직 신혼여행도 다녀오지 못했어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지요.
-최종 챔피언 타이틀에 대한 전망은.
▲해봐야 하겠지만 승산은 확실히 우리 쪽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현 멤버라면 기아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되지 않겠어요….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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