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학군내 "특혜학군" 신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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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특정지역 수험생의 특정명문고교 독점배정으로 고교평준화의 대표적 병폐지역이 돼온 서울 제8학군에 또 다시 강남구 수험생만 구내 특정 명문고교에 배정 받을 수 있게 하는 이른바 「강남특혜학군」이 신설되자 동일 학군 내에서도 명문고교 배정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소외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 말썽이 되고있다.
서울시교위가 5일 89학년도 주간 인문고 신입생 배정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8학군내의 이른바 명문고교가 몰려있는 강남·서초구를 강동·송파구와 분리, 사실상의 2개 학군으로 나누어 강남·서초구 내에 있는 명문고교에 강동·송파구 수험생을 배제하기로 하자 특정고교배정에서 제외된 강동·송파 지역주민들은 서울시교위의 이 같은 방침이 ▲특정명문고교 독점배정이란 특정지역특혜해소를 위해 정부가 서울시내 학군을 광역화하겠다고 한 약속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학군을 오히려 세분화해 특정지역 인구집중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처사일 뿐 아니라 ▲특정지역 주민의 이익을 위한 부당한 독단행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8학군내의 서울고와 8, 9학군 경계의 세화여고 등은 8, 9학군 양쪽에서 골고루 배치키로 한 점을 들어 송파·강동 지역은 오히려 같은 학군임에도 불구하고 배치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학부모들은 항의하고 있다.
서울시교위는 구랍28일 89학년도 고입정원을 확정하면서 강동·송파 지역의 수용능력이 지원자수를 능가할 것이 예상되자 근거리원칙을 적용한다며 강남지역으로의 배치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여론수렴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주로 강동·송파 지역 학부모·학생들은 지난해에도 강남·서초 지역이 2천명 초과된 상태였음에도 같은 학군이기 때문에 일부가 배치됐는데 이번에 제한하는 것은 소위 명문고교가 몰려있는 강남지역의 특수지역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이에 대해 『광역화 논의가 활발히 일고있는 마당에 학군을 다시 나누는 인상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도 특정지역의 선호도를 심화시키는 결과』라며 『최소한 같은 학군 내에서는 배치기회를 균등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더구나 근거리원칙은 지하철교통망의 발달과 강동∼강남을 잇는 버스노선 확충으로 물리적 거리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위는 89학년도 주간 인문고 신입생 배정 작업을 오는 21일부터 시작, 2월 4일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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