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종합과 질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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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산권 문호가 넓어지면서 대륙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정보도 절실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이런 태세가 충분치 못하다.
그 때문에 중국·소련·동구에 진출하는 기업인·문화인은 사전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현장에 뛰어 들어야 하는 위험과 비 능률을 안고 있다.
이럴 때 학계·재계·문화계의 북방지역 공동연구를 의한 민간단체가 연이어 발족된 것은 적절하고도 유익한 일이다. 국제민간경제협의회와 대륙연구회 등이 그것이다.
국제민간경제협회는 민간의 질서 있는 대 북방 경제교류방향을 모색하고, 과당경쟁을 피하면서 체계 있게 정보를 수집·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대륙연구회의 연구대상 지역은 주로 중국과 소련이고, 연구영역은 정치·경제·역사·문학·민속과 자연생태·사회현상 등 전반에 걸쳐 잡았다.
지금까지 국내의 대학과 연구단체들은 중소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왔다.
그러나 연구분야가 정치·경제에 치우치고 그나마 학문적·관념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 때문에 기존의 연구는 소수 전문가와 관계기관에 국한된 느낌이었다.
위의 두 민간연구기관은 관념적 연구를 벗어나 모든 영역의 이론과 실제를 입체적으로 연구할 것이라 한다.
중소와 정부차원의 공식관계가 수립돼있지 않은 현 단계에서 이 같은 성격의 민간연구단체는 우리의 북방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연구활동을 위한 상호교류를 통해 중소민간교류를 촉진시킬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높은 차원의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황해양안의 한중해안개발 모델을 비교 연구하여 양국의 발전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배한·중국·소련 등과 백두산지역 자연생태계·지리 등을 공동 연구하겠다는 대륙연구회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북방관계 발전은 새로운 차원을 맞게될 것이다.
민간연구단체가 해야할 중요한 일의 하나는 우선 연구성과의 종합화이다. 지금 공산권국가를 방문하는 국내 인사는 적지 않다. 그들은 학자·기업인·문화인·언론인등 각계 각층에 걸쳐있다. 그러나 그들의 견문이 체계적으로 종합되지 않으면 그 가치는 반감된다. 민간연구단체는 이런 단편적인 현장 지식과 정보를 흡수하고 국내 깍 연구기관의 연구성과를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
다음은 연구성과를 널리 공급하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연구성과가 소수 전문가나 관계기관에 한정되어 공급됐다. 그 때문에 그것이 널리 활용되지도 못했다. 이제는 종합적으로 정리된 대륙관계의 경험, 지식, 정보가 각계 각층에 배포되어 학문연구, 기업진출, 정책수립 등 실용적 활용의 자료가 돼야한다.
북방문제의 민간연구단체 발족은 우리 나라에서 이 분야의 연구가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향상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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