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겁없이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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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억제책도 "무소식">
○…「주가는 주가에게 물어 보라」는 말이 실감나는 것이 요즘 증시다.
당초 연말까지 8백 50∼8백 6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던 종합주가지수는 이미 8백 80선을 돌파, 9백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0월 4일 6백 79 포인트에서 상승궤도에 진입한 주가는 9일 8백 79.13까지 조정다운 조정 한번 거치지 않고 무려 2백 포인트가 오르는 수직상승을 계속해 왔다.
이처럼 주가가 과열양상을 나타낼 때면 정부는 으레 증권회사 주식보유한도 조정이나 문제가 있는 증권사 지 점에 대한 감독원의 특별검사 등을 통해 주가억제책을 써왔으나 이번에는 잠잠하기만 하다.
그러나 주가의 흐름에도 주기가 있어 언젠가는 상승세가 멈추기 마련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 1∼2월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금융장세가 이어져 상승세를 타겠지만 그 이후는 장기간 조정을 거치거나 의외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주가가 단기간에 올라도 너무 올라 시장에너지가 소진돼가고 있다는 것과 언젠가는 정부가 돈줄을 조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부정배분 만연>
○…증권관리위원회가 9일 주식 부정배분과 관련, 증권거래소와 대우증권에 내린 제재조치에 대해 증권가의 반응은 지나치다는 동정론과 미온적이라는 강경론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앞두고 자율화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정지작업이었다는 평가.
주식 부정배분은 그 동안 거의 전 업계에 만연돼 한번쯤 수술대에 올려져야 한다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지금보다는 인하예상>
○…내년부터 주식을 사고 팔 때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내는 「주식매매 위탁수수료」가 전면 자율화됨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수수료율을 결정해야 하는데도 독자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타사의 눈치만 보기에 급급한 모습.
많은 증권사들은 대우와 같은 큰 회사가 기준을 잡으면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금리자유화가 실시돼도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PRIME RATE)를 담합하는 마당에 어차피 담합형식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증권사들 간에 담합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최근 증시 활황과 함께 주식거래규모가 급증하고 투자자들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강력한 점을 미루어 증권사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평균 위탁수수료율은 현행보다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듯.
특히 평균 위탁수수료율이 거래대금별로 0.3∼0.6% 범위에서 증권사 자율적으로 결정될 경우 최고 0.3%까지 낮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소형증권사들은 수지에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모든 증권사들이 증권협희 평균 수수료율(가중평균치 기준 0.45∼0.53%)을 적용해 왔다.

<9개사 유상증자 권고>
○…증권감독원은 9일 올 상반기(3∼6월) 결산 상장법인 중 해태제과·강원산업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9개사를 유상증자 권고법인으로 선정, 내년 6월 30일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들 9개사의 유상증자 권고 금액은 모두 3백 26억원이다.
유상증자를 권고 받은 상장법인은 다음과 같다. 괄호안은 권고금액. (단위 백만원)
오양수산(4백) 해태제과(1만 3천 7백) 한창(2천 5백) 남한제지(6천) 동화약품(2백) 조선비료(1천) 강원산업(6천 5백) 신일산업(2천 2백) 남양어업(1백)

<5개사 기업 공개토록>
○…증권감독원은 9일 롯데파이오니아·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등록법인을 공개권고법인으로 선정, 내년 6월 30일까지 공모 후 자본금의 30%이상을 공개하도록 했다.
설립 후 3년이 지났고 자본금 규모·부채비율·납입자본 이익률·유가증권인수업무규정 및 유가증권 상장규정요건을 갖춰 공개권고를 받은 회사는 이들 2개사 외에 경원세기·대림요업·보락향료공업 등이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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