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국들이 오래된 무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국제 석유.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그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14일 "파이프라인이 정치적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제라도 공급 밸브를 잠가 수입국을 쩔쩔매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 파이프라인이 등장한 것은 100여 년 전이다. 그러나 낮은 에너지 가격과 대형 유조선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러시아는 걸핏하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들고 나온다. 좌파 성향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남미 통합'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놓겠다며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다. 21세기 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는 기준은 돈이 아니라 자원이 될지도 모른다.
김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