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도시" 홍콩은 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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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이컬러지 투데이지에 따르면 세계에서 홍콩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도시로 밝혀졌다. 또 미국 내에서는 네바다주의 레노시가 스트레스 발생률 1위 도시였으며 펜실베이니아주 주립대학은 조용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으로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도시가 광역화되는 추세에 있어 도시민의 스트레스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다. 20세기 초 14%였던 세계의 도시인구 비율은 21세기초엔 43%로 늘 전망이다.
따라서 도시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발생원인은 여러 학문분야에서 분석이 시도되고 있으나 대체로 생존경쟁, 과도한 인구, 소음 등을 원인으로 들고있다.
스트레스 발생률 측정기준은 범죄·자살·알콜 중독·이혼율 등으로 87년 홍콩에서는 1천7백건의 자살 혹은 자살 미수사건이 있었다.
사이컬러지 투데이지 편집장이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교수인 「로버트·레빈」씨는 『깨끗한 주거환경, 풍족한 경제, 문화환경에서는 대체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나 반드시 외면상의 생활조건이 주관적인 만족도를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 예로 「레빈」 교수는 미국 남·서부가 따뜻한 기후와 편안한 주거시설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마이애미 등 여러 도시의 스트레스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을 들었다.
미국 남·서부는 한때 사람들이 따뜻한 기후와 경제적 이익을 찾아 물려들었던 곳. 「레빈」 교수는 이 지역에서의 스트레스 발생원인을 『가족·친지와 단절된 채 혼자 모든 일을 결정해야 하는데서 비롯된 심리적인 압박』에 두고 있다.
한편 스톡홀름의 카로린스카 연구소 스트레스 연구과장 「레나르트·레비」씨는 주택구조에 따라 스트레스를 분석했다. 단층주택은 주거환경 개선의 여지가 많으나 가족 구성원간의 친숙도가 높아 사회구조가 튼튼한 반면 고층아파트는 훌륭한 주거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사회적 유대감이 부족, 스트레스가 높다고 말했다.
또 스트레스는 문화적 산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관계자는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외부환경에서 온다고 생각하나 사실은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더 받는다』며 공동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스트레스 발생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힘든 상태이며 도시생활에서 자연 발생한다고 보고 있어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기란 불가능하게 보인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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