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들은 현금을 좋아한다|19개 기업이 유가증권 등 10억불 이상씩 보유|도요타자동차 137억·마쓰시타 133억불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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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세계에서 가장 알부자 기업은 일본기업들이다. 서양사람들이 「스쿠루지」라고 빈정대지만 일본기업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현금을 갖고도 더 가지려한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전문지 포천지는 현금과 유가증권을 10억 달러이상 보유하고 있어 「현금의 마도」가 치는 전세계기업 26개를 소개하면서 일본기업들의 투자패턴을 함께 소개했다.
이중 19개가 일본기업이고 미국기업은 3개, 나머지가 유럽의 기업이다.
랭킹1위는 1백37억 달러(9조5천9백억원)를 갖고있는 도요타 자동차사. 이 회사는 앞으로 신세계에 자동차공장을 새로 건설하고 전자·통신공장자동화는 물론 항공우수분야에도 뛰어들 계획.
유럽의 자동차회사를 매입하거나 합작 투자안 계획도 갖고 있다.
랭킹2위 역시 일본의 마쓰시타(송하)전기로 현금보유액은 1백33억 달러(약9조3천1백억윈)다. 마쓰시타는 사무자동화·공장자동화·컴퓨터네트워크 등을 갖춘 외국의 소프트웨어회사를 매입할 계획이며 해외공장 건설도 꿈꾸고 있다.
3위는 서독의 지멘스사로 1백6억 달러(약7조4천2백억원), 4위는 미국의 포드자동차사로 65억 달러(약4조5천5백억원). 5위와 6위는 다시 일본 기업으로 히다치사와 니산(일산)자동차. 현금보유액은 각각 52억 달러(약3조6천4백억원)와 38억 달러(약2조6천6백억원). 히다치사의 계획은 생산망을 전세계로 확대하며 외국의 컴퓨터·통신분야회사를 인수하는 것.
7위부터 10위까지는 서독의 다임러 벤츠사, 미국의 보잉사, 일본의 기린 맥주사, 일본의 도시바(동지)사가 각각 차지했다.
일본기업들이 이처럼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기업의 경쟁력은 구미기업들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고 따라서 현금보유는 더 늘어날 것이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일본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를 위한 투자. 소니사가 20억 달러에 CBS레코드사를 인수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또 일본기업의 급속한 업종다변화전략도 기업팽참에 기여할 것이다. 산요전기사의 경우 부동산업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일본광업은 지난8월 업종다변화를 위해 미국의 컴퓨터회사 굴드사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일본기업은 또 연구개발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한다. 산요전기는 지난해 매출액의 4·5%를 투자, 전년대비 1백% 정도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돈을 쓰기 때문에 일본기업의 자금력은 더욱 강해지고 구미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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