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ed, "금리인상 점진적으로"…8월 기준금리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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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분명히 하면서 다음달 금리 인상 전망에 한층 힘을 실었다.

FOMC 회의 종료후 만장일치로 #다만 다음달 인상 가능성 커져 #뉴욕증시, 금리동결에도 혼조세

미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중앙포토]

미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중앙포토]

Fed는 1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참석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Fed는 성명서를 통해  “경제활동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고용 시장도 강하다”면서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이 경기 확장세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평소 공언한 대로 기존의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중앙포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중앙포토]

그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있다는 기조가 성명서 전체에 묻어났다.

Fed는 이번 성명의 첫문단에서만 현재 경제 활동에 대해 ‘강하다(strong)’라는 단어를 세차례 사용했다. 6월 성명에서는 ‘견조한(solid)’ 속도로 증가한다고 표현했던 것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강조됐다.

Fed는 또 가계소비나 기업의 투자도 ‘강하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6월 성명에서는 가계소비에 대해서만 증가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Fed는 고용 증가세도 강하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는 목표치인 2% 부근에 머물고 있으며, 장기 물가 기대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 전망의 위험에 대해서는 대체로 균형 잡혔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Fed는 지난 6월 FOMC 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올해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다는 시나리오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자신감이 넘치는 성명서를 유추해보면 오는 9월과 12월이 유력한 인상 시점이다.
성명서 전체가 풍기는 분위기에서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파월 의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ed의 금리 인상 움직임을 비판했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졌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금리동결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ㆍ중 무역전쟁의 격화 우려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2%(81.37포인트) 하락한 2만5333.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0.1%(2.93포인트) 떨어진 2813.36, 나스닥 지수는 애플의 호실적에 힘입어 0.46%(35.50포인트) 상승한 7707.29를 각각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당초 10%에서 25%로 올릴 것을 지시했다.

중국은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드시 반격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ㆍ중간 실무협상이 개시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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