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붙잡힌 손동완은 서대문 경찰서에서 14일 오후 8시20분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손은 긴장된 때문인지 식은땀을 많이 홀렸으나 "잡히고 나니 오히려 후련하다"며 탈주의 긴장을 되새겼다.
-이감 날짜를 어떻게 미리 알았나.
▲ 탈주 전날 강영일의 가족이 면회 와 영치금을 넣어달라고 했으나 차입이 안 돼 「이감 전날은 영치금 차입이 안 된다」는 규칙 때문임을 알고 8일 이감된다는 것을 예상했다.
-수감은 어떻게 풀었나.
▲ 강영일이 철판으로 보조키를 만들어 비닐에 싼 뒤 입 속에 숨겨 검신을 피해 쉽게 풀 수 있었다.
-흉기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 강영일이 교도소 사무실 의자에 붙어있던 쇠판을 떼어내 갈아 만들었다.
-탈주 모의 과정은.
▲ 9월23일 지병인 담석증 때문에 의무과에서 약을 타먹었는데 그때 지강헌과 김동연의 탈주 계획을 알았다. 그 뒤 주로 의무과에서 만나 구체적인 탈주 방법을 모의했다.
-탈수 당일 호송차에 오르면서 검신은 없었나.
▲ 그런 건 없었다. 그러니까 쇠꼬챙이와 칼을 가지고 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일당들의 지금 상태는.
▲ 모두가 기진맥진이다. 특히 지강헌이 신경안정제를 한꺼번에 10알씩 먹고 과격한 행동을 해 불안하다.
-도망 다닐 때 심정은.
▲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에 나날이 피가 마를 지경이었다. 이제는 차라리 후련하다. 다른 사람들도 빨리 자수하라 권하고 싶다.
-일행 중 유일하게 운전을 하는데.
▲ 82년에 1종 보통 면허를 땄다.
-지금의 심정은 어떤가.
▲ 가족들에게, 그리고 온 국민에게 죽을죄를 졌다. 죽으라면 죽겠다.
-주로 어떻게 도망 다녔나.
▲ 얼굴이 알려져 큰길을 피해 어두운 골목만 골라 다녔으며 만만해 보이는 집이 있으면 무조건 들어갔다.
-옷은 어디서 구했나.
▲ 지강헌이 13일에 사다줬다.
-자양동 가정집은 누가 갔었나.
▲지·안광술, 그리고 나까지 3명이 갔다.
<김종혁 기자>김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