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음악, 금강산에 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95) 선생을 기리는 남북 합동 음악회가 금강산에서 열린다.

윤이상 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29일 오후 4시 금강산 신계사에서 창립 1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어 오후 6시30분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윤이상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미는 음악회를 개최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윤이상의 가곡 '추천(그네)' '편지'를 연주한다. 이어 북한의 평양 윤이상관현악단이 윤이상의 소관현악 '협주적 단편', 가곡 '달무리''고풍의상'을 들려준다.

프로그램에 오른 윤이상의 작품은 '협주적 단편'(76년작)을 제외하면 모두 초기 가곡들이다. '추천' '편지'는 원래 피아노 반주로 발표됐으나 이번에는 작곡가 강준일이 편곡한 국악 반주로 연주된다. 이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윤이상은 타계하기 5개월 전인 94년 6월 가곡집을 다시 펴내면서 쓴 편지에서 "피아노 대신 가능하면 가야금.거문고.북 같은 우리 전통악기로 반주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재규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음악회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제안한 휴전선 민족합동 음악축전 계획을 계승하고 있다"며 "윤 선생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 선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1월 26일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가 정부에 권유한 포괄적 사과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25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창작 악단 외에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악단인 TIMF 앙상블도 함께 한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용태 민예총 회장, 유르겐 카일 독일문화원장 등 230명이 참석한다. 평양에 머물고 있는 윤 선생의 부인 이수자(79) 여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