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공헌도 경제성이 중요=전경련에 따르면 2002년 경상적자를 본 25개 기업도 총 89억7200만원의 사회 공헌 활동을 했다. 전경련은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지만 과연 그럴까. 정 연구원은 "사회 공헌도 결국은 이윤 창출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청바지의 대명사 리바이스는 성별.인종별 고용 균형과 근로조건 향상, 환경보전 등의 사회 공헌에 너무 열을 올렸다. 경쟁 기업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해외로 나갈 때, 리바이스는 끝까지 미국 내 생산과 고용 유지에 매달렸다. 이같이 무리한 사회적 책임 활동은 결국 리바이스를 장기 실적 부진의 늪에 빠뜨렸다.
◆ 기존 자산을 활용하라=전경련 백서를 보면 한국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지출액의 79%가 기부 형태다.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쓰는 금액은 21%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물 기부나 시설 개방, 사원 참가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 공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존 광고나 유통 채널에 메시지를 추가해 공익 캠페인을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빈곤층 주민들에게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기증해 디지털 기술을 보급하고 교육하는 데 주력한다.
◆ 널리 알릴수록 효과도 좋다=자사 제품 고객인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약회사 앨리브의 공익 활동은 홍보 성공사례로 꼽힌다. 앨리브는 관절염재단과 손을 잡고 관절염 환자 걷기대회를 후원했다. 자사의 TV 광고에 대회 홍보를 위한 5초짜리 안내 멘트도 삽입했다. 상품 포장지에도 '관절염 환자를 위한 열기 쉬운 병마개'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렸다. 다양하게 관절염 퇴치를 위한 자사의 노력을 홍보한 결과 앨리브는 7000만 명 이상의 관절염 환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라=HP는 전기 공급이 안 되는 인도의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태양열로 작동되는 프린터와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큰 인기를 모았고, 디지털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주는 신종 직업까지 만들어냈다. 빈곤층 지원에 참여한 덕분에 잠재력 있는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 조직적으로 관리하라=사회 공헌 활동이 잘 되려면 사내에 적절한 위상을 가진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미 임원급을 책임자로 하는 전담팀을 두고 있다. 영국계 금융기관인 바클레이는 이사회에 '브랜드 및 명성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 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