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문대림 향해 '제주판 드루킹' 의혹 제기

중앙일보

입력

원희룡 제주지사.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 [연합뉴스]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캠프가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관련된 인터넷 기사 댓글이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11일 이른바 '제주판 드루킹' 의혹을 제기했다.

고경호 원희룡 캠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대림 예비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특정 기사에 집중적으로 댓글과 조회 수가 비슷한 패턴으로 작성되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까지 올라가는 등 댓글과 조회 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600여 개의 아이디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의 순위를 조작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동자 드루킹의 수법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고 대변인은 "원조 드루킹은 대선 후보 띄우기였는데, '제주판 드루킹'은 '문대림 예비후보 띄우기'"라며 "제주판 드루킹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의 활동이 제약되자 포털사이트 다음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같은 '여론 조작' 정황이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조 드루킹은 감옥에 있는데, 제주판 드루킹을 비롯한 제2, 제3의 드루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 후보들을 띄우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문대림 예비후보 띄우기에만 국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고 대변인은 "제주판 드루킹과 김경수 띄우기 댓글 조작의 경우, 조회 수 증가 패턴이 제주판 드루킹과 똑같다는 연관성이 드러났다"며 "제주판 드루킹과 같은 팀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팀이 더 큰 조직에 의해서 연결된 것인지 궁금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자문 및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주판 드루킹을 계기로 여론조작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보수 정치인으로 지난달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