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일규씨 적극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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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개투표 성토하자 소란>
○…4일 오전의 국회본회의는 대정부 질문에 앞서 2일 본회의에서의 정기승씨에 대한 임명동의안 투표방법을 놓고 민정측이 의사발언을 신청, 『위법이다』고 주장하고 이에 야당측이 『국회는 원래 공개투표다』고 맞받아 치는등 한 때 소란.
민정당의 정창화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법에는 대통령이 환부한 법률안이나 각종 인사안은 비밀보장을 위해 무기명으로 처리토록 되어 있다』며 『2일 오후 야당측이 공개백지투표를 한 것은 엄연히 법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재투표를 실시한 72년7월31일의 백두진의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거론.
이에 대해 이해찬 평민당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72년 투표는 투표행위에 대한 간섭이 문제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투표·개표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는데 민정당 출신의 의장이 부결을 선포한 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
김재순의장은 『프랑스에는 해외에 나가 있는 의원도 참가시킨다는 예를 참작, 투표종결이 10∼20분 늦은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말하고 『권오병문교부장관사퇴 투표시는 공개투표가 문제되지 않았고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 문제는 그만두자』고해 일단락.

<「정책상의 연립」을 제의>
○…4일 13대국회의 첫 대정부 질문에 나선 여야의원들은 5공화국비리에 대한 철저조사에는 의견을 같이 했으나 광주사태등 많은 부분에서 현격한 이견을 노출.
첫 질의자인 조세형의원(평민)은 『헌법의 권력구조로 볼 때 현재의 정국은 연립정부의 방법으로 풀어갈 수 밖에 없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정책상의 연립」이라도 실현시켜 야당의 정책과 민주화 방안을 여당은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색제의.
신상우의원(민주)은 『정부의 태도가 최근 강압과 경색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 것이 올림픽 이 후 탄압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정국불안설과 관련돼 있느냐』며 『국민이 용납치 않을 역사의 반동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느냐』고 추궁.
오유방의원(민정)은 『지난7년동안 70년대 정치의 잘못에 대해 자생하고자 정치를 떠나 자숙해오다 다시 정치에 뛰어든 것은 6·29 노태우민주화선언 때문』 라고 정치재개의 변을소개.
이민섭의원(민정)은 『우대통령은 6·29선언 뿐 아니라 선거공약의 실천문제에 대해서도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소련등 동구권과의 교역증대를 위해 동해안개발을 역설.

<제3의 사법파동 날 뻔>
○…평민·민주·공화당은 4일 김윤환민정당총무로부터 이일규씨를 대법원장으로 지명코자한다는 연락을 받고 전반적으로 긍정적 반응.
김대중총재는 4일아침 동교동자택에서 『공식통보는 아직 못받았지만 그 사람은 소신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정부가 정기승씨를 고집하면서 표결까지 간 것은 갈못한 것이지만 부결 이 후에 임하는행동은 잘하는 것 같다』고 피력.
한편 김원기총무는 『노태우대통령은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만일 정기승씨가 대법원장 임명동의를 받았다면 제3의 사법파동이 일어 정부가 더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촌평.

<모두가 존경하는 사람>
○…김영삼민주당총재는 4일아침 상도동자택에서 김윤환민정당총무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이전대법관의 임명동의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받고 『사법부의 공백을 빨리 매듭지야 한다』고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
김총재는 김민정당총무로부터 『정부가 오늘중으로 이전대법관을 새로 지명할 예정이며 이번만큼은 꼭 협조해 달라』는 얘기를 듣고 『이전대법관은 이 시대의 사법부 독립을 지킬수 있는 인물로 재야·재조 모두 존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당에서는 적극 밀어주겠다』고 다짐.
김총재의 이날 면담은 전날저녁 금민정총무가 최형우총무와 전화접촉을 통해 상도동에 직접 찾아가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뤄졌다는 후문.
김총재는 이 자리에서 또 『정기승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정국안정을 위해 잘된 일』이라면서 『그렇지 않았더라면 제3의 사법파동등 정국혼란이 뒤따랐을 것』이라고지적.

<찬성쪽으로 당논 집약>
○…김종필공화당총재는 4일오전 김윤환민정당총무의 방문을 받고 이일규대법원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뜻을 피력.
김민정총무는 『사법부의 공백이 너무 기니 동의해달라』고 요청했고 김총재는 이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고 선선히 승낙.
공화당은 이에 앞서 3일저녁 김민정총무로부터 김용채총무를 통해 이전대법관에 대한 동의 요청을 받고 4일오전 김총재자택에서 간부회의를 연 끝에 찬성쪽으로 당론을 집약.
김총재는 『대법원장 선택권자는 대통령이므로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이전대법원판사는 좋은 분』이라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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