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세계에 떨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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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책이데올로기 양산기관이라는 비난속에 진통을 겪고있는 한국정신문학연구원이 그 본연의 기능인 한국학의 창달을 앞세운 세계한국학대회를 7월3일까지 경기도성남시 정문연강당에서 개최한다.
설립이래 격년으로 개최해온 정문연국제한국학학술회의는 올해로 5번째.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고 올림픽개최를 앞두고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기위해 올해 대회를 사상최대규모로 준비했다.
참가학자는 모두 3백여명으로 주제발표를 하는 학자만도 91명. 이들중 국내학자가 35명이고 동독·폴란드·헝가리등 공산권의 한국학연구자 8명을 비롯, 전세계 18개국에서 온 외국학자가 56명이다.
이번 대회의 큰 주제는「한국학의 과제와 전망」. 대회 첫날인 30일엔 경희대 유승국교수의 「한국사상의 본질과 전망」, 일본전수대「하타다·다카시」교수의「일본서기에서본 고대일본인의 한국관」, 미국UCLA대「피터·리」교수의 「한국문학사 기술상의 몇가지 문제점에 대하여」라는 기조발표가 있다.
7월1∼3일까지는 「한국의 역사」(1분과) 「한국의 어문」(2분과)「한국의 예술」(3분과)「한국의사상」(4분과)「한국의 사회」(5분과)등 분과학문별회의가 진행된다.
1분과는 유럽에서의 한국학연구를 주제로 3명의 유럽학자가 주제발표를 하는등 5개의 소주제를 놓고 18명의 학자가 발표한다. 2분과 20명, 3분과 8명, 4분과 23명, 5분과 19명도 각각자신의 한국학연구결과를 발표한다.
대회의 구성과 규모에서 알수 있듯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의 역사·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최신 연구들이 총망라돼 보고된다.
이번 대회는 한국학연구가 현재 어느 수준에 와있으며 앞으로의 연구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을 1차적 목적으로 하고 2차적으로는 한국문화의 정수를 추출, 널리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데올로기적 편파성을 최대한 배제한 순수한국학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들이 집중적으로 발표된다.
정문연의 설립목적인 한국문화의 정수를 밝혀 민족주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현실정치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미리 방향이 정해져서는 달성이 불가능한 일이다.
설립 10년이 되는 지금까지 정문연이 남긴 한국학분야 연구업적도 적지는 않다.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 장기간에 걸쳐 고전자료를 수집, 정리해낸 일등은 정문연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정문연은 정치풍토에 따라 본연의 기능이 자꾸만 위축돼 온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대회는 개편의 진통을 앓고 있는 정문연의 새로운 방향정립에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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