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교통안전위, 테슬라 차량사고 조사에서 테슬라 배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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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발생한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의 사망사고 현장.[미 폭스TV·ABC 방송 캡처]

지난달 23일 발생한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의 사망사고 현장.[미 폭스TV·ABC 방송 캡처]

 지난달 발생한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 사고 조사에서 해당 차량 제조사인 테슬라가 배제됐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테슬라 모델X 사망 사고 조사에서 테슬라를 배제했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이례적인 결정은 테슬라가 사고 원인이 운전자 부주의인 것처럼 발표함으로써 위원회의 조사 지침을 침해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버트 섬월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배제 이유를 설명했고, 머스크가 이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앞서 “운전자가 사고가 나기 직전 6초 동안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어 “이 사고는 운전자가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도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고가 운전자 과실이라는 요지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테슬라의 이러한 성명 발표가 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ABC방송의 서부지역 네트워크인 KGO-TV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 사고는 태양의 역광에 따른 센서 인식률 저하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사람의 눈처럼 주변을 인식하는 센서가 차선이나 장애물을 분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번 사고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조사 결과가 회사의 신뢰와 생존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고, 헤지펀드 빌라스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존 톰슨 최고경영자는 테슬라가 넉 달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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