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서 어린이를 구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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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현행TV상업광고들이어린이들을지나치게「돈벌이」에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광고제작자들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어린이들의 부모에게도 큰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인 유경환씨(조선일보논설위원·사진)는 『방송심의』지 최근호에 실린 특집 『공영방송과 광고방송』에 「상업 광고방송에서 어린이를 구출하자」는 논문을 발표, 아동복리법상「영리행위를 위해 아동을 이용할수 없다」는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TV광고들은 이같은 법정신을 무시하고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어린이들을 돈벌이에 내보내는 현상의 일차적 책임은 부모에게 있으며, 이는 TV화면에 자식들을 등장시키면 그것이 곧 탤런트나 영화배우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여기는 어른들의 허영심과 대리 성취욕구의 반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TV광고들이 어린이들로 하여금 사치성소비성향과 허구적 성취욕구를 자극시키고 나아가 윤리의식의 마비까지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컨대▲집안의 형편이나 부모의 소득수준과는 무관하게 무분별한 최고급 소비심리만 자극하는 TV광고들은 어린이들에게 좌절감은 물론 부모의 무능력을 탓하게 유도하며▲평소 검소하게 절약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온 어른들을 비웃게하는 결과까지 낳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과자나 라면·음료등 식품광고에 『좋은게 좋은거』『누이좋고 매부좋고』『흔들어 주세요』등 윤리의식을 마취시키거나 상징적으로 왜곡시키는 표현들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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