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다룬『화산도』번역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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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948년 미군정치하에서 발생한「제주4·3사건」의 비극을 최초로 장편소설화한 재일교포작가 김석범씨의『화산도』가 최근 전5권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76년2월부터 81년8월까지 일본문예지『문학계』에 연재, 84년 조일신문제정「대불차랑상」을 수상하는등 일본문단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장편은 48년2월26일부터 그해 5월10일까지 3개월도 채 못되는 짧은 시기를 전5권분량에 담고있어「제주4·3사건」의 전모를 세부까지 생생하게 재현한 필름역할을 해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현기영·현길언·김석희·이산하씨등의 작품을 통해「4·3사건」의 진상이 단편적으로 밝혀진바 있으나 미군정·이승만정권·제주남노당·제주분리주의·도민게릴라 봉기등 총체적 시각을 빌어 주민학살의 현장을 실사한 작품은『화산도』가 처음이다.
작가 김석범씨는 25년 일본오사카태생으로 14세때부터 부모의 고향인 제주도를 여러차례 방문,「4·3사건」을 직·간접 체험한바 있다. 그는 13일 민족문학작가회의와 실천문학사가 공동주최하는『화산도』국내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당국에 의해 입국이 거부되었다.『화산도』의 우리말 번역은 작가 이호철·김석희씨가 함께했다. <실천문학사·각권 3 천 5 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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