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노타이 장관' 이창동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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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상종가'를 치던 영화감독에서 불현듯 '스타 장관'으로 변신한 李장관. 취임식날 캐주얼 양복 차림에 싼타페 승용차를 손수 몰아 화제몰이를 했다.

인터뷰하던 날도 연보랏빛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 집무실 한 쪽에 놓인 회의용 탁자 서류 더미에서 몸을 일으켜 기자를 맞은 그는 조금 피곤한 기색이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오전 8시쯤 싼타페를 몰고 출근하는 그에게 관용차로 오가면 자료를 들여다 볼 수도 있고, 토막잠을 잘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그 때가 유일하게 홀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란 말로 쐐기를 박는다. 하지만 요즘 고3 딸의 독서실행을 위해 가끔 차를 양보하기도 한다.

여성계가 주축이 된 호주제 폐지운동에도 일찌감치 참여했다. 장관이 되기 전에는 드물기는 해도 가정에서 밥 짓고, 청소한 적도 있다. 그러나 옷을 사거나, 그날 입을 옷을 고르는 것은 언제나 부인 몫이다.

李장관은 격의 없이 문화부 직원들을 대하면서 자율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의 성격은 아주 꼼꼼해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감독 시절 영화 한 컷을 위해 5~6시간 동안 반복해 스태프들이 숨막혀 할 정도였다.

담당 국장뿐 아니라 부서 말단직원까지 불러 함께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그의 업무스타일. 하지만 "직원들과 토론해 사안을 결정하고도 끝까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괴롭다"고 토로한다.

점심은 주로 구내식당이나 인근의 한식당에서 '싸게' 때운다. 골초로 유명한 그는 장관이 된 후 오히려 담배가 줄었다면서도 언론관계 질문이 이어지자 줄담배를 태웠다. 술은 거의 못하지만 직원들과 노래방은 몇번 갔다. 애창곡은 '장밋빛 스카프'라고 공보관이 살짝 귀띔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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