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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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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변승훈 도자전(28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

분청사기는 수수하고 털털하면서도 웅숭깊다. 그 멋을 되살리려 10년을 헤맸다. 흙과 불과 물과 사람의 손이 물레와 만나 빚어내는 것이 도자다. 뭐 하나 빠져서도 안 된다. 흙을 평생의 길동무로 삼은 뒤 대지의 노래를 들었다. 대지는 어머니의 가슴이고, 요염한 아낙의 살결이고 풍요이며, 우리를 살게 해주는 생명이다. 흙의 넋을 담은 도자로 콘크리트 도시를 덮었다. 흙의 혼백이 메마른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