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빠르면 20 일께 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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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정당은 총선 뒷마무리 당직 개편이 2일 끝남에 따라 곧 13대 국회 개원을 위한 대야 협상에 나서는 한편 국회 개원 전에 노태우 대통령과 3김씨의 여야 영수회담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으나 야당 측이 민정당에서 국회 의장으로 내정한 김재순씨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표시, 여야협상이 상당한 파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당은 3일 오전 윤길중 신임 대표 위원 주재로 새 당직자 회의를 갖고 당 체제의 재정비와 국회 개원 등 정국 대처 방안을 협의했는데 야당의 전당대회 등 당 체제 정비를 기다려 빠르면 20 일게, 늦어도 이 달 안에 13대 국회를 개원한다는 목표로 여야협상을 전개하되 그 이전에도 막후 협상에 착수하기로 했다.
민정당의 김윤환 총무 내정 자는 『개원 이전이라도 필요하다면 노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들간의 회담을 노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며 「1노 3김 회담」을 적극 추진할 의사를 비췄다.
김 총무 내정 자는 『앞으로 국회에서 4당이 타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4당간 영수 회담이 자주 이루어지리라고 본다』면서 『노 대통령도 솔선하여 야당 지도자들과 대화를 자주 갖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야당이 체제 정비를 끝내면 바로 본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 달 중에는 국회가 개원됐으면 하는 게 희망사항이며 20일께는 원 구성 등에 대한 여야간 의견이 접근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의장단·상임 위원장단은 국회의석 비율로 배분해 나간다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장은 민정 당이, 부의장 2석은 평민·민주당이 맡게되며 13개 상임위원장은 △민정 6 △평민 3 △민주 3 또는2 △공화 2 또는 1석으로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정당이 김재순 의원 당선자를 국회 의장에 내정한데 대해 김대중 전 평민당 총재는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평민당 대부분의 간부들은 심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영근·허경만·조세형씨 등은 김씨가 5·16 전 구 민주당 신 파에 참여했다가 공화당 정권에 참여한 뒤 여성 일변도의 행적을 보여왔다고 전제, 『당에서 개인 판단에 맡기면 대다수가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김덕용 임시 대변인도 민정당의 당직 개편에 대해 『신 4당 체제하에서 각 정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판국에 과거 한 시대를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여당의 중추 인물로 등장한 것은 야당과의 협조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김 임시 대변인은 『공화당 독재 및 유신체제의 주역과 12·12 및 광주 사태의 책임자들을 임명한 것은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김재순씨의 국회의장과 관련, 『우리 당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3개 야당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공화당 총재도 『원 구성을 늦출 이유가 없는 이상 빠른 시일 내 국회를 구성, 기능을 정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김재순씨 문제에 대해선 『아직은 유보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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