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동네 이름의 차례입니다. 소주리(경남 양산), 연탄리(충북 증평), 대박리(충남 연기), 설마리(경기도 파주), 고도리(전남 해남)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습니다. 술과 도박 등을 연상시키네요. 대가리(전북 순창), 방광리(전남 구례) 마을은 신체 일부를 비하한 표현으로 들리고요. 고문리(경기도 연천), 압사리(경남 진주), 객사리(전남 담양, 경기도 평택)는 섬뜩하지요. 이들 이름은 '고도리(古都里)'처럼 한자로 표기하면 좋은 뜻을 담고 있어요. 하지만 한글로 쓰면 부정적 의미를 주는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 동네 주민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일은 안 하고 고도리만 치고 사느냐" "객사한 사람이 많으냐" 등 놀림감이 됐다는 겁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19일 "5월까지 행정구역 명칭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왕(王.임금)' 대신 '왕(旺.성하다)'으로 바뀐 왕산면(강원도 강릉).왕전리(충남 논산),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방위 표시만 한 '남면' '동면' '중리' 등의 명칭도 바뀐다고 합니다.
조강수 기자